취학유예 신청…병원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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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취학을 앞두고 '취학유예'신청을 위해 진단서를 떼려는 학부모들로 소아과 병원이 붐비고 있다.
9일 서울 역삼동 S소아과 의원에 따르면 최근 취학유예를 위한 진단서를 발급받으려고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하루 평균 3건에 이르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아이를 하나만 둔 가정이 늘어나면서 외동아들·딸이 학교에 가서 뒤처지지거나 얻어맞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진학 시기를 미루려는 부모들이 많다"며 "생일이 1월이나 2월이어서 또래보다 한살 어리게 학교를 보내야 하는 아이를 둔 경우가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서울 신사동 S소아과와 개포동 P소아과의 경우 멀쩡한 아이를 데려와 진단서를 떼달라는 사례가 지난 1개월 동안 3∼4건 정도로 나타났다.
서울 수유리 L소아과 이모 원장은 "찾아오는 아이들이 정상인 경우가 많아 대개 취학을 권하지만 부모의 의지가 강할 때는 '학습능력 저하'로 진단서를 써주기도 한다"며 "부모의 의지가 워낙 완강해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97년3월∼98년2월 출생)는 모두 12만9천7백명.
올해 8% 가량인 1만3백56여명이 취학유예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유예 신청 아동은 2001년 6.27%(8천3백64명), 2002년 7.38%(9천7백34명), 2003년 7.59%(9천6백67명)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취학유예 신청이 늘어나는데 대해 일선학교 교사들은 부모의 지나친 '치맛바람'을 우려하며 제 나이에 학교에 보낼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