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단기필마'로 M&A .. 남한제지.서울식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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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상장기업 최대주주들에게 잇달아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들은 중소 상장기업의 지분을 매집한 후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시도하겠다고 선언,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기업의 주가가 M&A 재료로만 급등했기 때문에 추격매수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남한제지 지분 6.94%를 갖고 있는 개인투자자 박주석씨는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에 최낙철 남한제지 회장 등 최대주주측의 의결권 행사금지를 위한 가처분신청을 냈다.
박씨는 "법원에 의결권 행사 금지를 요청한 대상은 윤복노 대표이사,최홍 부사장,최건 전무,계성제지,풍만제지 등이 보유한 지분이며 이들의 총지분율은 33.17%에 달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피신청인들은 남한제지가 계성제지와 풍만제지에 7백억원 가까운 채무를 보증서주도록 했다"며 "이같은 거래를 통해 남한제지의 지분을 확보하고 지배하면서 이회사 주가의 저평가를 빚어왔다"고 주장했다.
박씨측은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최대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8.84%로 떨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 경우 올 정기주총에서 다른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모으면 경영권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인 경규철씨는 특별 관계자 8인과 더불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9일까지 서울식품 지분 15.57%(77만여주)를 사들였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그는 이로써 서울식품 최대주주인 서성훈 사장(16.08%)과 비슷한 지분을 갖게 됐다.
경씨는 이날 금감원에 신고하면서 지분취득 목적을 "경영참여"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서울식품 지분 11.83%를 매입하기 위해 15억원 가량을 투입했으며 이중 일부는 다른 사람에게서 빌려 조달했다.
서울식품측은 "아직까지 경씨와 접촉하지 않았다"며 "오는 18일을 기준일로 서울식품이 4대1의 감자를 실시하도록 돼 있는 상황에서 경씨가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지분을 대량 매집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식품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뛰었으며 남한제지도 6% 가까이 올랐다.
서울식품은 경씨가 지분 매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1백70% 상승했으며 남한제지도 박씨가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한 때부터 50% 이상 뛰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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