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중ㆍ일ㆍEU 4强 FTA 전쟁중


세계는 지금 FTA(자유무역협정) 전쟁이 한창이다.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가 교착상태에 빠져 들면서 지역간 자유무역을 겨냥한 FTA 체결이 급증, 현재 1백89건(국가간 중복 포함)이 발효된 상태다.
특히 미국 중국 일본 EU(유럽연합) 등 4대 경제대국들은 아시아 및 중남미 등 개도국 경제권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간 쌍무협상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제 FTA 대열에 낙오될 경우 해외시장에서 '왕따'를 당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 미ㆍ중ㆍ일ㆍEU 각축전


FTA 체결에는 미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하지만 아시아에서는 맹주를 자임하는 중국과 일본이 앞서가고 있으며, EU도 최근 경쟁에 뛰어 들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존 하워드 호주총리는 8일 제조업 부문에 대한 관세인하를 골자로 한 자유무역협정에 합의했다.


양국은 1년간의 협상 끝에 결실을 이뤄냈다.


미국은 지난달에도 엘살바도르 등 중미 4개국과 협정을 체결했고, 지금은 FTAA(미주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은 아시아지역에도 중남미 못지 않게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월 싱가포르와 FTA를 발효했으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측과도 협상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연초 홍콩 및 마카오와 FTA 협정을 발효시켰으며, 아세안과도 이미 협상을 시작했다.


일본 및 한국은 물론 국경분쟁 등으로 긴장관계였던 인도 등도 그 대상에 포함시켰다.


일본은 뒤늦게 아시아 및 중남미를 대상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미국 중국 등에 개도권경제의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란 우려의 반영이다.


오는 5월 25개국으로 회원국이 늘어나는 EU(유럽연합)도 유럽경제권 통합에 이어 역외 국가로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


중남미 국가와 협상을 시작한데 이어 아세안을 대상으로 협상의사를 내비쳤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아세안을 중심으로 강대국을 배제한, 지역 국가간 자유무역창설 움직임이 활발하다.



◆ FTA, 내년 말 3백개 넘을 듯


1994년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된 이후 10년만인 지금 발효 중인 FTA는 1백89건에 달하고 있다.


올들어서도 이미 5건의 새로운 FTA가 발효됐다.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34개 회원국은 3월 협정 체결을 목표로 회원국간 입장조율에 한창이다.


각국이 지지부진한 도하라운드 대신 국가간, 지역간 자유무역협정을 서둘러, 내년 말까지는 FTA 발효 건수가 3백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앞으로 전세계 교역량의 70% 이상이 FTA협정 대상국간에 이뤄질 것이라며, FTA가 국가경제 및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주와 아시아에서 FTA 협상이 가장 활발해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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