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사회 '모럴해저드' 심하다 ‥ 정부지원 연구비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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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 받아 멋대로 쓰고, 돈 받아 제자 뽑고.'
연세대의 일부 교수가 국가예산에서 지원된 연구비를 유용했다는 지적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화여대 체육대 교수가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고 수험생의 실기점수를 높여 합격을 도운 일에 이은 것으로 교수사회의 '도덕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은 연세대 독문과 시간강사 A씨가 올해 초 고발한 어문대학 소속 교수의 연구비 부당 집행 사건을 조사한 결과 3개 학과 교수 5명이 7개 연구과제의 연구비로 지원받은 11억9천7백60만원중 10.5%인 1억2천5백58만원을 부당하게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부당 집행된 연구비중 4천8백23만5천원은 교수 4명이, 7백57만원은 박사급 연구원 5명이 각각 유용했다.
또 4천9백69만4천원은 갹출돼 문과대 부설 연구소(유럽문화정보센터) 경비로 사용했고 나머지 2천8만8천원은 정보센터 '공동기금'으로 갖고 있었다.
이들은 연구원에게 지급된 인건비 일부를 주지 않거나 경비로 쓴 영수증의 금액을 부풀리거나 허위 작성하는 등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조성한 돈을 유용 또는 전용했다.
이에 따라 학술진흥재단은 부당 집행된 연구비를 회수하고 관련 교수 5명에 대해 3∼5년간, 박사급 연구원 3명에 대해 1년6개월∼2년간 연구비 신청을 제한키로 했다.
국가예산을 목적 이외에 마음대로 사용했다면 '횡령'에 해당하지만 교수들이 "연구활동에 썼다"고 끝까지 주장해 자세한 집행 내역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학술진흥재단은 설명했다.
아울러 연간 2천2백억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철저하게 관리하기 위해 지급 대상기관을 무작위로 뽑아 실태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최교일 부장검사)는 이화여대 체육학부 입시부정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 확대키로 하고 이대측에 2003학년도 및 2004학년도 체육학부 입시 관련 자료를 공식 요구했다고 9일 밝혔다.
또 교육인적자원부도 입시 비리와 관련, 이대에 대해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