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협회, 황건호씨 차기 협회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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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업협회는 10일 35개 정회원 증권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를 열어 황건호 전 메리츠증권 사장(53)을 차기 협회장으로 선임했다.
오호수 현 회장,박중진 동양종합금융증권 사장 등 3명이 출마한 이날 경선에서 1차 투표 결과 황 차기회장은 17표,오 회장이 16표,박 사장이 2표를 얻었다.
이어 가진 결선투표에서 황 차기회장은 20표를 획득,신임회장으로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선 결과를 이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메리츠 증권 사장을 지낸 황 차기회장은 증권사 사장 중에서는 소장파에 속하는데다 현 정부와의 역학관계 등을 고려할 때 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다.
한 대형 증권사 사장도 "다소 의외의 결과"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황 회장의 당선은 상대적으로 더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중소형사들이 협회의 변화를 희망한 결과"라고 말했다.
황 차기협회장은 이날 경선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인 투자자들을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국민 우량주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량 배당주 등에 대한 장기 투자를 유도,건전한 투자문화를 만드는 데 협회가 앞장서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현재 증권업계의 최대 당면과제는 타 금융권에 의해 금융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증권업종을 시장 중심으로 다시 끌어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동북아금융 허브'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자본시장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황 차기회장은 이를위해 '증권산업발전기구'(가칭)를 만들어 이와 관련된 정책 대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에 대해 그는 "가치파괴적 현상"이라며 수수료 정상화 작업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증권사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대형사의 대형화와 중소형사의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용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황 차기협회장은 지난 1976년 대우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대우증권 뉴욕사무소장(코리아펀드 부사장 겸직),기획실장,부사장 등을 지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