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이헌재 사단' 다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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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전 재정경제부장관이 새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으로 임명됨에 따라 금융계에 포진한 이른바 '이헌재 사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이헌재 펀드'의 향배와 금융계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헌재 사단'이란 이 부총리가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와 호흡을 맞춰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했거나 개인적으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금융계 사람들을 말한다.
이 부총리 특유의 흡인력과 강한 카리스마 덕분에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사단'이라는 말이 붙었다.
이 부총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는 오는 12일 퇴임할 예정인 오호수 증권업협회장(60)이 우선 꼽힌다.
그는 LG투자증권 사장때 이 부총리(당시 금감위원장)가 약속이 없으면 수시로 불러 얘기를 나눴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이헌재 펀드'의 실무책임을 맡은 이윤재 전 청와대 재경비서관(54)도 이 부총리의 사촌동생으로 아주 가깝다.
최근 '이헌재 펀드'에 전념하기 위해 솔로몬신용정보 회장직을 그만둔 김영재 전 금감위 대변인(57)은 이 부총리의 '심중'으로 불릴 정도로 이 부총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구조조정과정에서 이 부총리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 중에는 현직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많다.
금감위나 금감원 출신 중에서는 1998년 5개 은행 퇴출 당시 금감위의 구조개혁기획단 총괄팀장을 지낸 연원영 자산관리공사 사장(56)과 기업구조조정의 실무를 맡았던 김상훈 국민은행 회장(62)을 '이헌재 사람'으로 꼽을 수 있다.
정기홍 전 금감원 부원장(59)과 이종구 금감원 감사(54)도 이래저래 인연이 깊다.
이 부총리가 구조조정을 위해 발탁했던 민간 전문가들이야말로 '진짜 이헌재 사단'으로 얘기된다.
기업구조조정위원장과 대우계열 구조조정추진협의회 의장을 맡았던 오호근 라자드코리아 회장(62)을 비롯 대우그룹의 분식회계를 뒤진 정기영 회계연구원장(당시 회계전문 심의위원),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했던 이성규 국민은행 부행장(45), 5대 그룹 구조조정을 조율했던 서근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45ㆍ당시 금감위 국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 외에 이 부총리에 의해 발탁돼 현재까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이 부총리의 경기고 후배인 박종수 대우증권 사장(57)은 이헌재 펀드의 판매를 자임할 정도로 이 부총리의 팬이다.
이 부총리에 의해 임명된 박해춘 서울보증보험 사장(56)도 지금까지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 부총리의 금감위원장 시절 옛 상업·한일은행 합병추진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덕훈 우리은행장(55)과 이 부총리가 재경부장관때 특별보좌관을 지낸 전광우 우리금융 부회장(55)도 이헌재 사람으로 꼽힌다.
이밖에 서울대 법대 62학번 동기생인 이강륭 전 조흥은행장 대행(61)과 신명호 전 주택은행장(60)도 개인적으로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서울대 법대 후배인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57)와 김재록 인베스투스 글로벌 회장, 강정원 전 서울은행장도 범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된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