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노 재무 "미국 외환시장개입 완전히 배제안해"

존 스노 미국재무장관이 처음으로 미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주목된다. 스노 장관은 9일 선진7개국(G7)회담 취재를 위해 자신과 동행한 CNN등 미국 방송및 신문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정부는 통화가치를 조절하기 위해 통화를 사거나 파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장개입은 최소 수준으로 제한돼야 하지만,결코 없을 것으로 말하지는 않는다(we never say never)"며 시장개입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각국의 시장개입을 비판해온 스노 장관이 미 정부의 시장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CNN은 "스노 장관의 발언이 원론적이기는 하나 미국의 환율정책 책임자가 시장개입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월가 경제컨설팅업체인 포캐스트의 수석 환율전략가 크리스 퍼니스는 "스노 장관의 발언은 지난 주말 G7회담에서 미 정부가 일본의 시장개입을 묵시적으로 허용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시장개입에 대한 미 정부의 태도가 변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다니가키 사다카주 일본 재무상이 지난 7일 G7회담 직후 "미국 등 다른 G7국가들이 일본의 시장개입을 양해했다"고 주장,스노 장관의 이날 발언이 단순한 립서비스는 아니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98년 6월 이후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 당시 아시아 외환위기로 달러가치가 달러당 1백50엔에 육박할 정도로 폭등하자,달러강세(엔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일본과 공동 개입했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000년 11월 유로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유로당 0.83달러)으로 떨어졌을 때 '달러매각·유로매입'의 시장개입을 세 차례 단행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한편 그는 "강한 달러가 미국의 관심사"라면서도 "환율은 경쟁 시장에서 정해져야 한다"고 말해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