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올해도 '함박웃음'..수주 풍년에 선박가격도 오름세

조선업계가 요즘 신이 났다. 선박 수주가 새해 들어서도 줄 지어 밀려들고 있는 데다 선박 가격도 강한 오름세를 타고 있어서다. 선가 상승은 특히 최근 철강 등 원·부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충분히 상쇄할 정도여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조선 수주 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5% 가까이 인상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0만DWT(적재용량 30만t)급 초대형유조선(VLCC)의 경우 국제 선가는 2월 현재 7천9백50만달러로 지난해 말(7천7백만달러)보다 3.2% 올랐으며 17만DWT급 벌크선은 5천만달러로 4.2%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제 선가가 바닥세를 친 2002년 말에 비해 25% 정도 오른 수준이다. 국제 선가 상승세는 올 들어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대형 LNG개발 프로젝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조선해운 전문지인 '클락슨 리서치'는 올해 세계적으로 원유 물동량이 3% 이상,벌크 화물이 중국의 철광석 수요 증가로 5∼6%,컨테이너 화물이 9% 증가해 선박 발주가격이 꾸준히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들어 STX조선이 월간 사상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현대미포조선이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 22척을 수주하는 등 연초부터 수주 호조세를 보이는 국내 조선업계는 이 같은 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앞으로 선별 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체별로 2년6개월∼3년 정도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철강재가 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25%,매출원가의 10∼12% 수준이어서 최근 선가 상승세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며 "고부가가치선 수주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주력인 LNG선의 경우 초대형 유조선에 비해 후판 사용량이 절반에 불과해 최근 철강재 가격상승이 매출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1%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며 실적 호조를 낙관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후판 등 원자재 값의 상승,인건비 상승,중국조선소의 경쟁력 증가,환율변동 등 악재가 여전히 위협적 요소지만 지속적인 선가 상승을 감안할 경우 2005년 이후까지는 조선업계의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