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한우물' VS 코오롱 '다각화'

국내 화학섬유업계의 두 축인 ㈜효성과 ㈜코오롱이 판이한 성장전략을 구사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코오롱은 전통적 섬유산업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효성은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기존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섬유 제품에 '올인'하는 '한우물 파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은 원사 사업부문의 매출비중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대신 감광성필름,디스플레이 필름,유기EL 등 정보통신(IT)소재와 에어백,안전벨트,타이어코드 등 자동차소재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확정했다. 올해 이 분야에 대한 신규 투자액만 1천2백억원에 달하며 원사부문에 대해서는 기존 설비 개조 등 보완투자를 제외한 신규 증설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은 이를 위해 최근 조직을 정비,기존의 원사 산업자재 필름 화학 인조피혁 등 5개 사업부문을 자동차소재 IT소재 원사 등 3개 사업부문으로 축소 개편했다. 또 이춘식 전 필름본부장을 IT소재를 전담하는 부사장(CITO)으로,김창호 전 산업자재본부장을 자동차소재를 총괄하는 부사장(CAO)로 각각 승진시켰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IT소재 및 자동차소재의 매출비중을 현재 47%에서 2005년에는 5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 반면 원사부문의 매출비중은 36%에서 26%로 크게 줄인다는 전략이다. 이에 반해 효성의 사업방침은 '혁심역량 강화'다. 효성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타이어코드(세계 1위) 스판덱스(세계 2위) 등 기존 제품에 투자를 강화해 확고부동한 시장점유율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은 최근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에 1억5천5백만달러를 투자,연산 1만8천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건립하고 기존 구미 스판덱스 공장에도 6백38억원을 투입해 연산 8천t 규모로 증설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효성은 지난해 7월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연산 1만4천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세웠다. 이에 따라 효성의 스판덱스 총 생산능력은 올해 말 6만1천t에 이를 전망이며 세계 시장점유율도 현재 13%에서 2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또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5천7백만달러를 들여 연산 8천4백t 규모의 타이어코드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