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감동 마케팅' 경쟁..LG, 적립한 포인트로 영화펀드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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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가 마케팅 기법을 다양화하고 있다.
계열회사 상품을 사는 고객을 우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투자 펀드를 설립하는 첨단금융기법까지 동원했다.
"웰빙"관련 경품을 내걸어 20~30대의 감성에 호소하기도 한다.
주유소를 찾는 고객에게 기름이라는 상품 뿐 아니라 "재미"까지 보너스로 끼워주는 이른바 "감동경영"을 펼치는 것. 고객 입장에선 국제 유가 인상으로 기름값이 짜증날 정도로 오르는 때인 만큼 이런 마케팅 서비스에 참여하면서 머리를 식히면 좋을 듯하다.
우리 영화도 후원하고,투자수익도 챙기고=LG칼텍스정유는 시그마6 보너스카드 회원들이 보유한 포인트로 우리영화를 후원하는 행사를 연다.
오는 5월 개봉예정인 전도연 박해일 주연의 "인어공주"가 후원대상.2월29일까지 이 영화에 대한 서포터를 모집한다.
총 투자금액은 1억원(2천만포인트).전국관객 1백50만명이 넘는 시점부터 이 회사는 관객 1명당 35원씩의 수익금을 챙기게 되고,서포터들은 투자한 비율에 따라 수익을 포인트로 지급받는다.
참여를 원하는 회원은 이 회사 고객사이트(www.sigma6.co.kr)에 접속해 자신의 보너스포인트를 이용,1백포인트 단위(1구좌)로 원하는 구좌만큼 지원할 수 있다.
LG칼텍스정유가 영화후원을 위해 자체 개발한 "iWish 시네마" 서비스는 여타 네티즌 영화펀드와는 달리 영화의 흥행이 부진하더라도 투자포인트의 70%까지 환급해준다.
시그마6 보너스카드 회원은 3월12일 개봉예정인 유동근.이성진.이문식 주연의 코미디 영화 "어깨동무"시사회에도 참석할 수 있다.
2월20일경부터 LG정유 주유소에서 시사회참여 응모권이 배포된다.
정유업계에도 웰빙 바람=SK(주)는 2월 한달간 자사 인터넷 주유소인 "엔크린닷컴" 회원고객을 대상으로 주유복권제 "내차福차+웰빙"이라는 주제로 행사를 실시한다.
경품은 20~30대의 화두인 웰빙을 주제로한 "먹거리" "놀거리" "건강" 등이다.
주유복권제 행사에 참가하고자 하는 고객은 매달 보내지는 이메일 주유실적을 통하거나 www.enclean.com으로 직접 접속해 "내차福차+웰빙"배너를 클릭하면 된다.
행사참여고객은 경품으로 4백만원 상당의 발리웰빙투어 상품권,농협상품권,만보계,SK상품권,OK캐쉬백 포인트 등 푸짐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SK(주)는 또 "따뜻한 겨울나기 SK난방유 왕대박행사"도 실시중이다.
080-5151-825(오일오일빨리오)전화주문 혹은 온라인주문을 한 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3명에게 난방비 50만원을 지원해주며,1천명에게는 생활용품세트를 제공한다.
행사기간은 3월말까지. 아울러 SK텔레콤 멤버십(리더스,TTL,Ting,Uto,Cara 등)고객이 5월말까지 SK주유소에서 주유할 경우 OK캐쉬백 포인트를 6배(주유금액의 3%)나 적립할 수 있다.
기름넣고 기름받고=현대오일뱅크는 새해맞이 첫 고객사은행사로 주유고객에게 총 4억원 가량 기름을 경품으로 되돌려주는 "오일백"(Oil-Back)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행사는 자사계열 주유소를 이용하는 약 3백만명의 "오일뱅크 보너스카드"회원을 대상으로,전산추첨으로 모두 1만여명의 고객을 뽑아 기름으로 다시 되돌려주는 행사. 2월말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 기간동안 현대오일뱅크는 3회이상 10만원 이상의 보너스카드 고객 1백명에게 1백만원 상당의 주유 구매포인트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약 1만명의 보너스카드 고객에게는 3만원을 주유할 수 있는 구매포인트를 제공,총 4억원 상당의 기름을 고객들에게 경품으로 제공키로 했다.
에쓰오일의 판촉전략은 특이하다.
"가격"과 "품질"로 승부를 거는 정공법을 계속하고 있다.
많은 비용이 들어 결과적으로 전체 고객에게 부담을 지우는 경품 및 판촉행사를 지양하고 고품질의 석유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회사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 아람코로부터만 기름을 공급받고 있어 수십개 회사로부터 수입해다 쓰는 다른 정유사 제품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