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교회 담임목사 교인투표로 뽑았다

'담임목사 불륜사건,담임목사 사임운동 전개,목사측 장로들과 갈등,비상교회개혁위원회 구성,시흥교회 규약(정관) 제정,공개심사와 교인투표로 새 담임목사 청빙.' 서울 금천구 시흥본동의 시흥교회가 겪은 지난 2년여간의 아픈 역사다. 하지만 시흥교회는 이같은 고통을 딛고 최근 전체 교인의 투표로 담임목사를 결정,교회개혁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소속인 시흥교회는 지난 6일 창립 1백주년을 맞은 유서깊은 교회.하지만 지난 2001년 8월 박모 담임목사가 불륜사건을 비롯한 여러 추문에 연루되면서 교회는 큰 혼란에 빠졌다. 교인들이 박 목사의 사임을 요구하자 박 목사와 그를 추종하는 일부 장로들이 교인들과 충돌했던 것. 교인들은 그러나 비상총회 등을 통해 재작년 4월 박 목사와 장로 11명을 사임시키고 교회개혁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목사·장로 6년 임기제 등을 골자로 하는 '시흥교회 규약'을 마련,새 담임목사를 찾아 나섰다. 교회 규약에 따른 담임목사 청빙과정은 투명하고 민주적이다. 전 교인들에게 추천서를 배포하고 청빙에 관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그 결과 추천된 목사는 모두 25명.담임목사청빙위는 서류전형과 설교 테이프 및 비디오,특별조사와 면접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네 차례의 심사과정을 거쳐 최고 점수를 받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한인장로교회 방수성 목사(43)를 단독후보로 결정했다. 이후 2주간 교인들에게 방 목사에 대한 자료를 공개한 뒤 지난 15일 공동의회에서 교인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했다. 결과는 세례교인 1천1백47명 중 93.4%인 1천66명이 찬성했고 75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시흥교회의 이번 사례는 전임 목사의 뜻에 따라 후임 목사가 좌우되고 일부 대형교회에선 부자세습이 이뤄지는 개신교계에서 보기드문 일로 꼽히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