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아남 "반도체 신화 지켜보라".. 설비투자 박차
입력
수정
"동부의 반도체 신화를 지켜봐 주십시오."(윤대근 동부아남반도체 부회장)
동부아남반도체가 고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채권단이 1조1천8백억원(미화 1억5천만달러 포함)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은행 공동협조융자)을 제공키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동부아남은 이 돈으로 다음달부터 대규모 증설투자에 나서 오는 2007년까지 충북 음성의 상우공장 생산 규모를 현재(웨이퍼 기준 월 1만5백장)의 4배 수준인 월 4만장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내년 흑자전환을 이룬 뒤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연간 5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는 경영기반을 구축키로 했다.
◆대규모 투자 착수
동부아남과 채권단이 다음달 초 융자약정서에 최종 서명하게 되면 동부아남은 올해 만기도래하는 기존 금융권 채무(5천1백억원) 상환분을 제외하고도 7천억원에 가까운 투자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동부아남이 채권단에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동부아남은 올해 상우공장에만 5천7백9억원을 투입,생산효율이 높은 0.13마이크로미터(㎛) 공정을 대폭 확충하고 부천공장에는 보완투자를 통해 기존 주력인 0.25㎛ 공정을 0.18㎛ 공정으로 대체해 나가기로 했다.
동부아남은 이로써 올해 월 5만장에 달하는 생산 규모를 갖춰 세계 4위권 파운드리 업체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출-수익 비약적 신장
동부아남은 매출이 올해 6천4백75억원으로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난 뒤 매년 50% 안팎의 성장을 거듭,2007년에는 1조5천1백7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시설투자에 따른 감가상각 부담으로 올해까지는 적자를 보겠지만 내년부터는 흑자기조로 돌아서 △2005년 1천5백25억원 △2006년 4천3백72억원 △2007년 5천5백98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도 감가상각분을 제외하면 2천억원 정도의 순현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만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 질주 가능한가
현재 동부아남이 확보해놓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계약 물량은 향후 5년간 5조9천억원어치.
연간 기준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또 주력품목인 'CMOS 이미지센서'(카메라폰 디지털카메라 등에 들어가는 화상용 반도체 칩)와 e플래시(로직IC에 플래시메모리가 내장된 칩)의 경우 공급이 달릴 정도로 해외 업체들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동부아남은 특히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도시바 삼성전자 필립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들을 주요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산업 성장률이 연평균 22%로 예상되지만 중국업체들의 기술력은 아직 미약해 동부아남이 챙길 수 있는 '파이'의 크기가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파운드리 산업은 고정비인 감가상각 비중이 워낙 커 불경기에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며 "판매가격이 변수가 되겠지만 지금 같은 반도체 경기가 이어진다면 사업계획 달성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