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 강의] 'e러닝 상품' 뜬다

정부가 교육방송(EBS)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의를 TV 방송과 함께 인터넷으로 공급키로 함에 따라 e러닝(온라인학습) 미디어가 급성장 궤도에 들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체는 물론 KT 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e러닝 특수에 대비해 별도의 마케팅전략 마련에 나섰다. IT업계는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는 PC와 TV수신카드, 강의내용을 별도로 저장할 수 있는 외장형 HDD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업체들은 수험생 개인용으로 사용할 소형 TV와 VTR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인터넷PC 시장 확대 =PC업계는 인터넷 강의를 듣는 수험생을 위해 PC를 추가로 구매하거나 교체하는 가정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강의를 수강할 경우 수험생의 PC 이용시간이 급격히 늘어나 별도의 PC가 필요한데다 동영상을 매끄럽게 볼 수 있는 사양의 PC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오는 26일께부터 정부가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를 보증하는 인터넷PC가 전국 2천5백개 우체국 등을 통해 36개월 할부방식으로 판매된다. 이에 따라 인터넷PC 공급업체인 현대멀티캡과 대우컴퓨터는 수능 강의를 보다 빠르게 보고 넉넉하게 저장할 수 있는 고사양(펜티엄4 2.8㎓, 하드디스크 용량 80GB) PC를 주력제품으로 정했다. 60만원대(본체 기준) 셀러론 제품을 주로 보급하겠다는 기존 마케팅 전략을 바꾼 셈이다. PC업계에선 e러닝 특수로 인터넷PC뿐 아니라 PC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성화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 LGIBM 한국HP 삼보컴퓨터 등 대형 PC업체들도 새학기를 맞아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들어갔다. PC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가정용 PC시장이 지난해보다 30%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중권 LGIBM 부장은 "지난 2000년 대량 보급됐던 PC는 대부분 펜티엄Ⅲ 5백㎒급 마이크로프로세서에 하드 용량 4GB짜리 제품"이라며 "수능 강좌를 동영상으로 보기 위해 이들 제품에 대한 교체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초고속ㆍ무선인터넷 뜬다 =KT 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의 움직임도 발빠르다. KT 관계자는 "네트워크 사업자로서 인터넷 속도를 높여 가입자를 늘리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Mbps가 주종인 현행 초고속 인터넷망을 50Mbps로 업그레이드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무선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고 지난달 말 36만3천명 수준인 네스팟 가입자를 연내 1백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 TV수신카드ㆍ외장형 HDD 수요 확산 =시그마컴 디비코 등 TV수신카드 업체들은 TV수신카드를 사용할 경우 PC를 이용해 TV 수능방송을 반복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차원일 시그마컴 마케팅팀 차장은 "TV수신카드나 TV수신박스를 PC에 간단하게 꽂기만 하면 TV로 수능 강의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예약녹화나 저장 및 반복 시청 등이 자유로워 수능 수험생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월 1만대 수준인 TV수신카드 판매량이 3만∼5만대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능강좌 내용을 저장해 둔 뒤 복습할 수 있는 외장형 HDD 시장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웨스턴디지털코리아의 조원석 지사장은 "80∼1백60GB짜리 외장형 HDD 제품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학부모와 수험생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벌이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