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살길은 親기업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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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영국 프랑스등 유럽연합(EU) '3강'이 한자리에 모여 유럽경제의 부활전략을 수립했다.
저성장과 고실업의 유럽경제를 이대로 방치하면 미국과 일본경제를 영원히 따라 잡을수 없을 것이란 위기감의 반영이었다.
3국 정상들은 18일 베를린에서 특별 회담을 갖고 유럽경제의 경쟁력향상을 위한 비상대책에 합의했다.
노동시장및 사회복지제도 개혁등 친기업 환경조성을 골자로 한 유럽경제의 체질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탈리아등 일부 회원국들은 3강의 독주에 불만을 표시했으나,다음달로 예정된 EU정상회담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친기업 정책이 경제성장의 요체=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빈약한 연구개발비와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관료주의,조기퇴직 확산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복지비용 증가 등이 유럽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기업친화적 환경을 조성,유럽경제를 역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친기업정책으로 △창업지원 확대 △연구개발투자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EU에 납부하는 예산상한선을 각 회원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1.24%에서 1%로 축소,나머지 재원을 기업의 창업 및 연구개발 보조금으로 투입하자고 회원국에 촉구했다.
또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회복지비를 줄이고,사회안전망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직된 노동시장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공감했다.
이같은 친기업적 환경을 효과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EU집행위원회에 경제개혁을 총괄할 부위원장직의 신설도 제안했다.
◆미·일에 크게 뒤지는 EU경제=다른 EU회원국들의 반발에도 불구,독·불 ·영 3국 정상이 회동을 강행한 것은 유럽경제 상황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형편없기 때문이다.
EU의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연율)은 0.8%로 10년 만의 최저수준이다.
이 기간 중 일본은 13년 만에 가장 높은 7%를 기록하고,미국도 4%에 달했다.
실업률도 EU는 1월 중 8.8%로 1년 전이나 거의 비슷하다.
반면 일본은 30개월 만의 최저수준인 4.9%로 떨어졌고,미국은 2년 만에 가장 낮은 5.6%로 하락했다.
3국 정상들은 "현재로서는 유럽경제를 살리는 일이 최대 급선무"라며 소수의 강대국이 유럽을 과두통치하려 한다는 다른 회원국들의 비판을 일축했다.
특히 블레어 총리는 "EU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3국이 경제개선 방안에 합의한 것은 유럽 전체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독일과 프랑스는 양국간 분쟁이 돼왔던 독일 내 프랑스식당의 판매세를 2006년부터 현행 19.6%에서 5.5%로 낮추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차기 EU각료회담에서 이 문제를 완결하기로 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