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줄기세포 복제 어떻게 나왔나] 황우석 뒤에 14명 '브레인' 있었다

황우석·문신용 서울대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복제하기까지는 많은 연구진의 도움이 있었다. 외국의 석학과 언론들로부터 '기절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를 받은 이번 프로젝트에는 서울대 수의대와 의대를 비롯 한양대 의대,가천의대,미즈메디병원 등 의료기관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황 교수와 문 교수는 2001년부터 본격 연구에 들어갔다. 배아줄기복제 연구에 필요한 각 영역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학자 가운데 평소 가까웠던 인물들을 참여시켰다. 이번 프로젝트는 황 교수가 자신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인간 줄기세포 복제에도 도전하기 위해 추진됐다. 재정적인 지원은 어느 독지가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교수가 단장으로 있는 프런티어세포사업단으로부터 측면 지원도 받았다. ◆한양대 의대=산부인과 황윤영 교수 등은 연구 수행의 첫걸음인 난자 채취를 맡았다. 외국의 경우에는 난자가 부족해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정도로 기증자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얼마나 많은 난자를 안전하게 채취하느냐가 연구의 첫번째 관문인 셈이다. 연구팀은 다행히 10여명의 자발적 난자 기증자를 확보,한양대 의대 임상시험윤리위원회에서 연구계획을 승인받아 총 2백42개의 정상 난자를 얻음으로써 연구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황 교수는 산부인과에서 종양 수술과 미세 수술을 전공한 경험을 활용,안전하게 난자를 채취할 수 있었다. ◆미즈메디병원=윤현수 미즈메디의학연구소(MMRC) 소장,박종혁 박사 등 10여명의 연구진은 핵이식 난자를 배양,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하기까지의 핵심 연구 과정을 맡았다. 1994년 설립된 미즈메디의학연구소는 세계적인 배아줄기세포 연구기관으로 그동안 15종류나 되는 배아줄기세포주를 만들어 냈다. 황우석 교수팀이 화학물질인 칼슘아이노포어(A23187)를 적용,핵이식 난자를 활성화시킨 다음 윤 소장 연구팀이 단계별 특성에 맞는 특수 배양액을 이용해 이를 배반포 단계까지 발육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같은 연구 성과는 세계적으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총 30개의 배반포를 얻어 장시간 배양한 결과 연구팀은 한 개의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 윤 소장은 "우리의 줄기세포 확립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이같은 기반을 바탕으로 줄기세포 응용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안규리 박사는 면역 의학자로 기술진행 과정에 참여,논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줄기세포 확립 기술개발에 많은 도움을 줬다. 문신용 교수는 프런티어사업단인 세포응용사업단 단장으로 실험 설계에서부터 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지휘했다. ◆가천의대=구자민 생명공학부 교수가 줄기세포 배양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줄기세포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기타=박기영 순천대 교수(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는 황우석 교수의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와 관련한 생명윤리 문제에 대해 조언했다. 미국 미시간대의 호세 시벨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현지서 검증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오춘호·장원락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