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문화지능 물려주기 .. 우성화 <티켓링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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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화
몇 년 전 서점가에 '부자 아빠' 시리즈가 베스트 셀러를 기록하더니 요즘은 또 10억 만들기 시리즈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래저래 한국 서점가의 키워드는 '부자'를 빼놓고는 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외환위기 이후 평생 직장이라는 보호막이 벗겨지면서 우리의 정서가 얼마나 재정적인 자유에 목말랐으면 이럴까 싶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이제 우리나라를 휩쓸고 있는 '부자론'에 대한 건전한 반론이 나올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우리가 세상을 뒤로하고 떠날 때,우리 아이들에게 진정 무엇을 물려주고 떠나면 자랑스럽고 마음이 든든할 것인가.
재정적인 풍요,또는 부자되는 방법인 '금융 지능'이 전부일까? 영화 '인생은 아름답다'는 그 물음에 대한 또 다른 답을 제시해준다.
영화 속에서 유태인 수용소에 갇힌 아빠가 절망 속에서도 아들 앞에서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으며 남겨주는 한마디가 있다.
"인생은 아름다우며 언제나 그것을 잊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다."
돈은 한 번의 투자 실패로 날아가 버릴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도 보석처럼 빛나며 평생의 소중한 재산으로 남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빠 엄마와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추억이다.
아름다운 추억은 아이에게 감수성과 창조력을 길러준다.
주말엔 아이와 함께 여행 계획을 세워보자.그리고 가는 곳의 역사 지리 풍물에 대해 인터넷을 찾아보며 같이 공부해보자.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는 것이다.
또 가족과 함께 공연이나 전시회에 갈 계획을 세워보자.뮤지컬의 배경 음악에 대해 미리 들어보고 그 느낌을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보자.원작 동화가 있는 어린이 연극이라면 미리 아이가 잠들기 전 머리맡에서 읽어주자.그리고 주말이면 온가족이 손을 잡고 공연장을 찾아가보자.하나 하나의 문화 체험들은 아이들에게는 보석 같은 추억이 돼 남을 것이다.
우리 주변 또는 넓게는 세계를 둘러보면,어느 분야에서든 주목받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그것은 문화에 대한 안목이다.
인생에서 돈도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 소중한 것은 세상과 인생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그리고 스스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이다.
나는 그것을 '문화 지능'이라고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