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지역리더기업] '광주 금호고속'‥50년간 '서민의 발'

금호고속은 '서민의 발'을 자임하며 업계 1위로 우뚝 서 온 우리나라 버스운송의 산 역사이다. 금호고속의 역사는 고 박인천 회장이 지난 1946년 창업한 '광주택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만 해도 차라고 해야 미국산 중고택시 2대가 전부였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고속 70여개, 직행 1백여개의 노선을 운행하며 연간 2천5백만명을 실어나르고 있다. 박 회장은 '광주택시'를 거쳐 48년 광주여객자동차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버스사업에 뛰어들었다. 6ㆍ25 등 현대사의 굴곡 때는 물론이고 전남대로부터 떠맡다시피 인수한 전남제지의 화재 등은 사업을 뿌리째 뒤흔들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박 회장의 저돌적인 사업 확장과 한 발 앞선 투자, 일류 지향 등이 사업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특히 지난 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우리나라에 본격 고속도로 시대가 열리면서 사업은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72년 광주고속으로 개칭한 이래 금호는 줄곧 업계 선두를 독주했다. 97년에는 업계 전체 매출의 22%를 점유할 정도였다. 95년에는 중국 우한에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선전과 항저우 등 중국 6개 지역의 운수시장에도 진출했다. 박 회장이 주변의 권유와 사업상 불이익을 감수하고 줄곧 '광주'라는 상호를 버리지 않은 것은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그의 소신 때문이다. 금호고속이 지금까지 활발한 지역사업을 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 91년 2백24억원을 들여 광주시 북구 생용동 일대 36만평 부지에 조성한 테마공원 금호패밀리랜드를 오는 2011년까지 광주시에 기부채납키로 한 것도 그런 사례 중 하나. 또 금호아시아나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회장 박성용)의 1사1메세나 운동에도 적극 참여해 오는 3월 초 광주시립국극단과 지원협약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최근 금호고속은 자가용 승용차의 증가, 고속철도 개통 등으로 수송인원 감소라는 위기를 또다시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심야시장 확대, 신도시ㆍ관광지 노선 등 틈새시장 개발, 전세버스 운영 등 저가 시장에 맞는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버스가 서민들의 유일한 장거리 교통수단이라는 점을 들어 정부에 버스 전용차로 확대 시행 등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또 광주 광천동 터미널을 비롯한 전국 18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터미널은 이용객 급감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어 자산 매각 등 다각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원태 사장은 "금호고속은 단순한 운송회사라기보다는 창업주의 기업윤리 정신이 오롯이 배어 있는 회사"라며 "이러한 뜻을 살려 공익과 회사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