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브랜드로 먹고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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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특산물 등을 활용해 개발한 명품 브랜드 사업이 지역경제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브랜드 사업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나만의 상품'으로 로열티와 세수 확보는 물론 지역홍보 등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남 보성군의 특산물인 '보성녹차'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떴다.
보성군은 국내 최대 녹차 산지로 녹돈 녹우 녹차된장 녹차김치 등 녹차 관련 상품을 잇달아 개발해 연평균 1천여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전남 장성군을 대표하는 홍길동 캐릭터는 한해 로열티 수입만 1억여원에 달한다.
경북 청도군 소싸움 캐릭터는 관광지 홍보에 일조하고 있다.
대구시 공동 브랜드인 '쉬메릭'은 브랜드 인지도가 80% 이상이다.
양말 매직글러브 우산 양산 넥타이 등 쉬메릭 브랜드를 이용하는 16개 업체들은 지난해 내수 1백83억원, 수출 4백35만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경북도의 '실라리안'은 골프장갑, 매직글러브, 도자기, 골프가방 등 수출용품의 공동 브랜드로 활용돼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2백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2백65% 증가한 규모다.
친환경 자연 여건을 명품 브랜드로 활용해 재정을 살찌우는 지자체도 있다.
전남 함평군은 '나비'를 테마로 한 각종 수익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1999년부터 '나비축제'를 개최하면서 '나르다(Nareda)'란 캐릭터를 개발, 상품 디자인 58품목 2백23종을 출시해 30여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이 상품은 청와대 등의 의전상품으로 쓰인다.
충남 보령시는 바다 진흙인 머드 하나로 스타 지자체로 떠올랐다.
'보령 머드축제'는 올해 문화관광부 지원대상 축제로 선정돼 한국관광공사 해외 조직망을 통해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축제홍보 마케팅을 지원받게 된다.
머드화장품은 지난해 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명품 브랜드 사업이 지방 최대 세수원으로 떠오르자 지자체들간 브랜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울산시는 2005년 세계고래총회를 앞두고 지역을 상징하는 고래 캐릭터 '해울이(Haeuri)'를 활용한 문화관광 상품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남 마산시는 주산물인 미더덕과 흰멍게인 오만둥이에 대한 캐릭터를 개발, 이달 초 상표를 출원했다.
통영시는 굴 멸치 멍게 우럭 붕장어 진주 등 6개 수산물을 통합 상징하는 공동 브랜드를 '통영바다'로 확정, 지난달 초 상표 등록을 마쳤다.
남해군도 통합 브랜드인 '사랑해요 보물섬'을 개발해 각종 수산물에 부착,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일부 지자체들은 무형 자산을 무리하게 브랜드로 만들려다 예산만 낭비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서근태 울산발전연구원장은 "지자체의 특화 브랜드는 지역의 역사 문화 미래 등을 함축한 이미지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때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ㆍ부산=김태현ㆍ대구=신경원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