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고객정보 유출 파문 ‥ '보안관리 소홀' 여론 비등

기업의 고객정보가 외부로 대량유출되는 사건이 속출하면서 일본 산업계가 정보 보안의식 부재와 관리 소홀을 탓하는 비난 여론에 직면해 있다. 일본 경찰은 최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야후BB로부터 4백60만명분의 고객정보를 빼낸 후 이를 미끼로 거액을 요구한 범인을 공갈미수혐의로 24일 구속했다. 이와 함께 약 1백만명분의 고객 정보를 제시하며 동일 수법으로 1천만엔을 요구한 또 다른 범인도 구속했다. 재일교포 실업인 손정의씨의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야후BB의 고객정보 유출사건은 빼돌려진 정보의 양이 과거 예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방대하다는 점에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야후BB가 가입자수(3월말 약 4백만명 추정)에서 일본 수위를 달리고 있는데다 공격경영을 바탕으로 매출 순익에서 고성장 가도를 질주해온 점을 감안하면 고객신뢰 실추와 이로 인한 유·무형의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2003년 6월 이후 편의점업체 로손과 일본 신판,NTT데이터 등에서 고객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해 대기업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과 불안을 가중시켜 왔다. 특히 금년 1월에 터진 여신금융업체 산요신판의 고객정보 유출사건은 최고 32만명분의 정보가 새나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잇달았다. 일본 언론들은 DVD(디지털 다용도 디스크) 1장에 수백만명의 데이터를 간단히 저장할 수 있을 만큼 통신기술이 발달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정보 마인드는 여전히 상당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소프트뱅크의 경우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는 회사측 발표를 들어 내부 유출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