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늦은 졸업, 인술은 앞서 가야죠"..서울대 최고령 졸업 윤영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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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한 지 20여년 만에 비로소 졸업장을 받게 됐습니다.이제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한 인술을 펼쳐보고 싶습니다."
26일 열리는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최고령으로 졸업하게 된 윤영주씨(42)는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 뒤에야 비로소 교문을 나설 수 있게 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윤씨가 이 대학에 입학한 것은 지난 81년 봄.
의예과 새내기로 대학시절을 시작했지만 학생운동에 뛰어들면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뒤따랐다.
85년 미등록으로 제적된 윤씨는 그후 노동운동에 투신,성남지역에서 활동하다가 87년 9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형을 선고받고 6개월의 옥살이를 한 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88년 노태우 정권 출범과 함께 사면돼 복학했지만 결혼 등이 겹치면서 학업은 또다시 중단됐다.
이후 92년 부산으로 거처를 옮긴 윤씨는 부산동의대 한의학과에 입학해 동양의학에 대한 향학열을 불태웠다.
96년 한.약분쟁에 따른 집단 유급사태로 동의대를 7년 만에 수석 졸업한 윤씨가 다시 서울의대에 재입학한 것은 2001년 3월.
입학과 휴학,제적과 복학을 거듭한 지 23년이 지나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고시까지 합격하면서 윤씨는 명실상부한 동·서양 의학 전문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윤씨는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조화를 시도해 현대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