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사별 독립경영] '패밀리 전원퇴진'에 당혹..SK텔 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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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밤 열린 SK텔레콤 이사회에서 손길승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전격 퇴진을 놓고 말들이 많다.
손 회장과 최 회장의 퇴진은 예견됐지만 표문수 사장과 최재원 부사장까지 물러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인사에 따르면 이들의 동반 퇴진은 최 회장의 입을 통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을 위해 SK패밀리는 모두 그만두겠다"며 "등기이사가 아닌 최재원 부사장까지 사표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사외이사들이 "표 사장은 물러나야 할 이유가 없다"며 "본인의 의사를 확인해야겠다"고 요구했다.
이같은 논의가 일던 중 회의장 밖에선 다소의 소란이 있었다.
사퇴를 만류하는 회사 간부들이 표 사장을 붙잡고 이사회장 출석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사회장 밖에서는 표 사장의 퇴진 반대를 외치는 고성이 들리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때문에 표 사장은 시간이 상당히 흐른 뒤에야 회의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러한 소동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표 사장은 담담하게 사퇴의 변을 밝혔다.
표 사장은 "3년간 사장을 하면서 회사도 키울 만큼 키웠다"며 "이제는 물러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은 이 자리에서 전원이 표 사장의 퇴진에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표 사장은 사퇴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자리를 떴다.
이날 SK텔레콤은 신임 사내이사 3명을 추천했다.
이중 경영기획실장인 하성민 이사는 승인됐지만 다른 2명은 승인이 미뤄졌다.
그러나 한 사외이사는 "새로 추천된 두 사람의 신상명세에 대해 사외이사들이 제대로 알지 못해 승인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추후 서면결의로 승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