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에이즈국장 한국계가 맡았다 .. 짐 킴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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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에이즈 예방사업을 총괄하는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에 한국계 미국인인 짐 킴 박사(한국명 김용·43)가 임명됐다.
이종욱 WHO 사무총장은 파올로 테이헤이라 에이즈국장이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를 수리하고 후임에 총장 자문관인 김용 박사를 지난달 27일자로 발령했다.
김 신임 국장은 하버드대 의대 조교수로 일하다 지난해 8월 이종욱 총장이 취임하면서 WHO 총장 자문관으로 발탁됐으며 한국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맥아더 재단이 수여하는 권위있는 펠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맥아더 펠로상은 지난 81년부터 창의적이고 미래의 잠재력이 큰 인물을 골라 매년 20여명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이른바 '천재 장학금(genius grant)'으로 불리며 상금도 50만달러에 이른다.
3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한 김 박사는 브라운대학(학사)을 거쳐 지난 91년 하버드대 의대 석사, 93년 하버드대 고고인류학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한 뒤 96년부터 하버드대 의대 교수로 일해왔다.
WHO와는 지난 99년 다항생제 내성 결핵의 치료 모델 개발을 위한 실무 그룹 창설 멤버로 인연을 맺었다.
총장 자문관이 된 후에는 결핵과 에이즈 등 주요 전염병 퇴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관측통들은 그에 대한 이종욱 총장의 신임이 두텁고 공중보건에 대한 해박한 전문 지식과 미국 내 인맥이 풍부한 점을 발탁 배경으로 보고 있다.
취임 후 이른바 '3 바이(BY) 5'를 핵심 사업으로 천명한 이종욱 총장이 김 박사를 통해 에이즈 퇴치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부진한 에이즈 기금의 마련에 성과를 거두려는 뜻도 있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3 바이 5'란 오는 2005년까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구입할 형편이 안되는 아프리카의 3백만 에이즈 환자에게 이를 무상으로 공급한다는 WHO의 사업 계획목표를 말한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