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금피크制 확산

은행권에 임금피크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임금피크제란 정년까지는 고용을 보장하되 일정 연령이 되면 생산성 수준에 따라 임금을 줄여나가는 제도.금융사 입장에선 인건비를 절감하고 직원들은 정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3월부터 만 55세가 되는 직원을 1년간 중소기업에 파견,컨설팅 업무를 지원토록 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파견기간 중에는 성과급과 직책수당을 받을 수 없어 종전보다 10∼15% 줄어든다. 중소기업 파견기간(1년)이 끝난 뒤에는 조사역으로 배치돼 퇴직(58세)때까지 '줄어든 연봉'을 받는다. 일종의 '변형된 임금피크제'인 셈이다. 대구은행도 2월부터 만 55세가 되면 최고 때 연봉의 72% 수준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56세부터 2년 동안은 실적에 따라 최고 연봉의 57~72%를 지급한다. 올해의 경우 49년생 9명,내년엔 50년생 13명이 대상이다. 산업은행은 올 상반기 중 임금피크제를 공식 도입키로 하고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이 은행은 지난 1월 55세가 된 직원 10여명을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최고 때의 80% 임금만을 지급하는 '예비 임금피크제'를 시범적으로 시행했다. 산업은행은 55세 이후 3년간 최고 때 임금의 80,60,40%를 각각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02년부터 만 55세가 되면 일단 정년 교수로 발령낸 뒤 매년 임금을 최고 때의 80,60,40%로 삭감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지금까지 이 제도의 적용을 받은 직원은 총 59명이다. 작년 6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이미 10여명을 채권추심 등의 업무로 발령냈다. 신보의 임금삭감 수준은 만 55세부터 3년간 최고 때의 75,55,35% 수준이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임금피크제 적용연령이 대부분 55세여서 다소 높은 감이 있지만 제도 도입 자체는 인건비 절감과 고용안정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철규·조재길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