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 美 '물씬'..'자인'展 27일까지 스페이스씨

그림에 나타난 미인에 대한 통념은 시대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한국 근대미술에서의 여인은 한국적 미인의 전형인데 반해 현대미술에서는 신체의 왜곡 등 실험적인 형태로 등장한다. 서울 신사동 스페이스 씨에서 열리고 있는 '자인(姿人)'전은 한국 근·현대 미인화를 통해 한국의 여성미를 비교 감상하는 자리다. 근대 인물채색화의 대가였던 이당 김은호를 비롯해 장우성 김기창 배정례 장운상 등 전통화법에 충실한 근대 미인화와 박영선 권옥연 최영림 유병엽 조덕현 등 실험적으로 여성상을 표현한 현대유화 등 50여점이 출품됐다. 세필기법과 부드러운 색채표현으로 대표되는 김은호의 '두 여인''승무도',단아한 고전미를 보이는 장우성의 '여인',근대기 여성들의 용모를 단적으로 표현한 김기창의 '미인도'등을 볼 수 있다. 김은호의 여제자인 배정례의 '미인화'는 치밀한 세필묘사와 화려한 색채,현실의 공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배경 처리가 특징적인 작품이다. 현대 유화로 박영선의 '누드'연작이 부드러운 붓놀림과 서정적인 깊이를 담고 있다면 최영림의 '누드'는 얼굴 젓가슴 엉덩이 등 신체를 과장되게 표현해 기존의 여성미에 대한 인식을 뒤바꿔 놓았다. 조덕현의 '20세기 추억'과 '한국여성사'시리즈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간 빛바랜 사진속의 근·현대 여성을 조명한 작품이다. 27일까지.(02)547-9177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