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동유럽공장 슬로바키아로..FT "제네바모터쇼서 발표 예정"

현대·기아자동차가 동유럽공장 입지로 슬로바키아 북부 질리나(Zilina)를 선정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현대·기아차가 2일 제네바모터쇼에서 가질 보도발표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대해 "현재 입지 선정작업이 막바지에 있어 곧 발표할 것"이라고만 밝히고 최종 입지가 슬로바키아로 확정됐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현대·기아자동차의 동유럽공장 부지는 슬로바키아 폴란드 2곳으로 압축돼 이들 양국이 치열한 공장 유치전을 벌여왔다. 양국은 2백50헥타르(ha) 규모의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수송로를 확장해주겠다는 제안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어학교 및 의료시설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 신문은 현대·기아차가 동유럽공장 부지를 슬로바키아 북부의 질리나 지역으로 결정한 것은 폴란드와 체코의 자동차 부품업체와 밀접해 있는 데다 폴란드에 비해 10∼20% 가량 임금이 낮다는 점이 우위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볼 루스코 경제장관이 작년 말 서울을 방문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공장 유치 협상에 적극 나선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도요타,PSA(푸조-시트로엥)의 공장건설을 인근 국가에 빼앗긴 폴란드가 현대·기아차에 1억유로의 국고 지원과 세금감면 등을 추가로 내걸면서 투자 유치에 나섰으나 이번에도 실패해 국가신용도에 타격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입지가 확정되면 2007년 본격 가동을 목적으로 30만대 규모의 첨단 자동차 생산공장 건설에 나설 예정이다. 동유럽공장에서는 우선 현대차의 클릭과 기아차의 모닝 등 소형차를 생산한 후,레저용 RV차량으로 차종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기아차는 인도 첸나이공장,중국 베이징·위에다공장,미국 앨라배마공장(내년 3월 완공)에 이어 동유럽에 생산기지를 마련함으로써 해외 4개 지역에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중부유럽에 속하는 슬로바키아는 서쪽으로 체코,북쪽으로 폴란드,동쪽으로 우크라이나,남쪽으로 헝가리,남서쪽으로 오스트리아와 접해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