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등 對美보복관세 사상 첫 부과..무역마찰 심화 우려
입력
수정
유럽연합(EU)이 1일 사상 처음으로 미국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EU-미국간 무역마찰이 심화될 전망이다.
EU는 미국이 수출보조금법 폐기 시한(2월말)을 넘기자 이날부터 천연꿀 롤러스케이트 유리 철강 등 미국 수출품의 기존 수입관세에 5%포인트의 보복관세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천연꿀의 관세율은 기존의 2.7%에서 7.7%로,롤러스케이트는 17.3%에서 22.3%로 높아졌다.
EU는 앞으로 미국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율을 매달 1%포인트씩 추가 인상,내년 3월까지 모두 17%포인트를 올릴 방침이다.
이 경우 EU의 대미 무역보복액은 올해 3억달러,내년에는 10억달러에 이르게 된다.
EU가 WTO를 무대로 한 통상분쟁에서 미국에 대해 무역보복조치를 취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미국의 대응 여하에 따라 양측간 통상마찰이 한층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스칼 라미 EU통상담당집행위원은 이날 대미 무역보복조치를 개시하면서 "미국에 2년간의 시간을 주었으며,이제는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것 이외에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맞보복 가능성을 의식,"EU의 목표는 미국에 대한 무역보복이 아니라,미국의 부당한 수출세 지원법을 폐기하는 것"이라며 이 법이 폐기되면 즉각 보복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EU역내 기업들은 "대미 무역보복이 미국의 역보복을 초래,유럽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EU집행위측에 보복중지를 요청했다.
이번 관세부과는 미국 행정부가 외국판매법인(FSC)법에 의거,미 수출업체에 연간 50억달러 규모의 세금혜택을 제공하는 데 따른 보복성 조치로 WTO는 지난 2002년 이 관행을 불법 수출보조금으로 규정한 뒤 폐기를 명령했다.
미 행정부는 이 법의 폐지에 동의하고 있으나,의회가 수출보조금을 대체할 새로운 세금감면 방안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함에 따라 폐지 시한을 넘기고 말았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