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수재고 12만대 육박

국내에서 자동차가 잘 팔리지 않으면서 현대자동차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내수 재고가 12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20일 현재 자동차 재고는 현대차가 7만2천대에 이르는 것을 비롯해 기아차 2만5천대,GM대우 5천3백대,쌍용차 8천6백대,르노삼성차 7천6백대 등 모두 11만8천5백대에 이른다. 이는 적정 재고치(10∼15일)인 5만∼6만대를 두 배 가까이 상회하는 것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1분기(약 12만대)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현대차 등 일부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상당수 물량을 수출로 돌리고 있으나 내수 부진을 만회하는 데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특히 수출 물량이 적은 르노삼성차와 쌍용차 등은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업계에서는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공장라인을 정상 가동하기 어렵다고 보고 잔업·특근축소 등 생산량 조정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재고 부담이 늘어나면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잠재적 실업자 양산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르노삼성은 내수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재고량이 늘어나자 지난해 11월28일부터 12월3일까지 일주일간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