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수출은 기록적인 증가세지만

지난 2월 수출이 15년 6개월만의 최고를 기록하는 등 올들어 수출 급증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덕분에 지난 두달간 무역흑자가 49억달러를 기록,올해 전망치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기록적인 수출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숨길 수 없다.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확인됐지만 내수는 여전히 얼어붙은 채 풀리지 않고 있다. 수출이 크게 늘어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수출과 내수간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경제가 이중구조화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특히 향후 수출이 위축되기라도 한다면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수출이 이렇게 급증한데는 역시 중국효과가 컸다고 볼 수 있다. 전년 대비 71%나 늘어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여기에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시장의 경기회복 조짐도 가세했다.그러나 이런 수출 호조세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전망이 밝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엇보다 원자재 수급애로와 가격 급등이 걱정이다. 환율 움직임도 불안한 판에 원자재 가격까지 급등하면 수출채산성 악화와 수출증가율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3월 이후 수출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문제는 세계경제의 회복세와 중국의 성장에 따른 원자재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원자재난이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효과에 안주할 수도 없다.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록 그로 인한 취약성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통상마찰도 변수다. 한국은 대만에 이어 중국의 제2대 무역적자국이다. 중국측의 무역역조 개선 요구가 강해지면 중국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국가간 FTA가 확산되는 등 갈수록 수출환경이 달라지고 있는 것도 대외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로서는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이제 겨우 칠레와의 FTA를 성사시켰을 뿐인 우리가 그런 흐름을 타지 못한다면 앞으로 수출은 그만큼 힘들어진다고 봐야 한다. 내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만약 수출마저 어려워진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올해 5%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은 물론이고 경기회복이 더욱 지연될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 1,2월의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수출환경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내수진작과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