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경쟁력 2배 높아질듯..삼성전자, 70나노 D램 공정기술 개발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업계에서 '마(魔)의 벽'으로 알려져 왔던 80나노 공정기술의 장벽을 뛰어넘어 세계 최초로 70나노 D램 공정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의 현 주력 공정인 0.10마이크로 미터(㎛)보다 생산효율이 90% 이상 높아 향후 2년내 D램 부문의 원가경쟁력이 2배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은 3일 "실리콘 대신 금속(티타늄나이트라이드) 전극을 활용한 금속 콘덴서 기술을 적용해 D램용 70나노 공정기술을 개발했다"며 "연내 이 공정을 적용한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70나노 D램 공정기술 개발은 이미 개발된 플래시메모리 분야의 70나노 기술과 함께 삼성전자가 향후 반도체업계에서 나노급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콜럼버스의 달걀' 70나노 공정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발표한 80나노 공정에 비해 한 단계 정도 진보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세계 반도체업계가 나노기술 진전에 상당한 한계를 느껴온 것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이다. 실리콘 대신 금속전극을 활용해 70나노 공정기술을 개발한 것도 따지고 보면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발상의 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D램 공정기술은 지금까지 실리콘(Si) 콘덴서를 이용해 왔으나 80나노 이하의 미세공정에 적용하면 콘덴서가 옆으로 쓰러지는 현상이 발생,기술적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유전체인 '하프늄옥사이드(HfO2)' 표면에 질화막을 형성,내열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범용 D램에 적용할 수 있는 금속 콘덴서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압도적인 원가경쟁력 확보 70나노급 D램 공정기술은 생산성 측면에서 80나노 기술보다 30%,현재 삼성전자의 주력공정인 0.10㎛ 공정보다는 90% 이상 효율이 높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D램 분야에서 독보적인 원가경쟁력을 계속 누리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플래시메모리 생산 비중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8,9,10,11,12라인 등 총 5개 D램 라인을 통해 60억달러 상당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지만 90나노,80나노 공정을 잇따라 도입해 생산효율을 높이면 1∼2개 라인 정도는 플래시메모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12라인을 중심으로 도입될 예정인 90나노 공정은 웨이퍼당 칩 수가 0.10㎛ 공정에 비해 30% 정도 늘어나 단순 계산으로 반도체 현물가격이 30% 하락하더라도 현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70나노 공정기술 개발로 경쟁업체들과의 기술격차를 1년 이상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