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중국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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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중국 유학생의 원조를 따지자면 승려들이 아닌가 싶다.
불교의 사상을 배우기 위해 신라의 승려인 원광은 수나라로,자장 의상 등은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던 것이다.
특히 의상은 중국화엄종의 제2대조인 지엄의 수제자로 이름을 떨치다가 신라로 돌아와서는 국내 화엄종을 창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유학생으로는 신라 말기의 최치원이 꼽힌다.
그는 11세 때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고 약관 17세의 나이에 빈공과(賓貢科)에 합격할 정도로 문재(文才)를 떨쳤다.
빈공과는 외국인 유학생들만이 응시할 수 있는 과거시험이었는데 이 시험에 합격한 신라유학생은 수십명이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당나라는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도 있지만 당시엔 로마와 활발한 교역을 할 만큼 대제국을 형성하고 있어 선진문물을 배우기 위해 신라의 젊은이들이 더욱 몰려들었던 것 같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중국유학붐이 일면서 중국대학의 외국인 학생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3만5천3백여명이 한국학생이라는 소식이다.
숫자로 보면 일본의 3배,미국의 10배에 해당돼 한국유학생의 파워를 짐작할만 하다.
게다가 정규 대학이 아닌 일반 어학연수자까지 포함하면 유학생 수는 파악하기 조차도 어려울 지경이다.
이 같은 유학러시는 미국 캐나다 등지로의 유학이 비자 등의 문제로 까다로워지는데 따른 반사적인 영향도 있지만,중국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갈수록 커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세계 유수한 투자 및 경제분석기관들이 내놓는 '중국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경제적으로 이미 프랑스 영국을 추월했고 10년 후쯤에는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의 2배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21세기는 곧 중국이 정치·군사력을 확대하면서 미국과 더불어 세계경제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기회의 땅'으로 부상한 중국대학에서 향학열을 태우는 우리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은 가슴 든든한 일이다.
그러나 뾰족한 목적없이 막연한 생각으로 유학을 떠나는 사람들도 다수라고 하는데 이러한 '묻지마 유학'은 자살행위와 다름없다는 점도 새겨야 할 것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