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 주가 하락때도 위험 부담 줄여

주식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올들어서만 종합주가지수는 11% 올랐으며 지난해 3월 저점(512)에 비해서는 7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수로 보면 주식시장은 호황기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증권사 객장의 열기는 물론 예탁금 및 주식형펀드 증가세 등 과거 증시호황기에 나타났던 현상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주가가 900선을 돌파해 1,000선을 내다보고 있는 데도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투자심리가 아직 달아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10개월간 줄곧 '팔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그 어느때 보다 썰렁하다. 개인이 주식을 팔고 나면 주가는 한 단계씩 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중소형주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지금까지 15% 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증시이탈이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 때문으로 분석한다. 외국인이 먼저 주가를 올려놓은 뒤 국내 투자자들이 가세할 때 팔고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일반인들에게 팽배해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주가상승세를 지켜만 봐야 하는 것인가. 재테크 전문가들은 "주가가 이미 900을 넘어선 상황인 만큼 추격매수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은 적립식펀드를 활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목돈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주가상승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적립식펀드의 장점 적립식펀드는 은행 정기적금처럼 매월 일정액을 적립,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을 얻는 간접 투자상품이다. 은행 적금은 미리 정해진 확정금리를 만기 때 돌려받지만 적립식펀드의 수익은 운용실적에 따라 달라진다. 만기때 주가가 크게 오르면 기대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가 떨어지면 최악의 경우 원금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가하락에 따른 위험성은 적립식펀드가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훨씬 낮다고 강조한다. 적립식펀드는 목돈 투자가 아니라 일정기간 돈을 나눠 분산투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이나 채권이 쌀 때는 더 많이 사고, 비쌀 때 더 적게 사게 됨으로써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투자증권 양규형 부장은 "주가의 기복이 심한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목돈 투자보다 적립식 투자가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설정된 대투증권의 엄브렐러형 적립식펀드인 '블루칩주식형펀드'는 설정 4개월만에 25.84%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 적립식펀드 투자 요령 가장 먼저 장기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 적립식펀드의 장점인 주식 매입단가를 낮추고 매입 수량을 늘리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가령 노후자금 마련이나 자녀의 학자금준비 등과 같이 장기목적을 세운 다음 투자를 시작하는게 바람직하다. 전문가와 상담을 반드시 해야 한다. 아무리 적립식으로 투자하더라도 주식에 대한 비중이 너무 적거나 많으면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따라서 각 증권ㆍ투신사들이 판매 중인 적립식펀드의 성격과 유형을 세심히 살펴본 후 어떤 상품이 자신의 투자성향과 목적에 맞는지를 전문가와 상의하는게 좋다. 적립기간중 주가가 하락해도 흔들리지 말고 투자를 지속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보통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시에는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변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되기 쉽다. 특히 주가 하락시에는 투자자금을 회수하려는 충동이 생긴다. 이렇게 하면 장기적인 투자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