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쓰야마 골프] 탁치면 새파란 바다…가슴까지 후련

일본 열도는 크게 4개의 섬으로 나뉜다. 그중 일본의 몸통 격인 혼슈 아래쪽으로 자리잡은 시코쿠가 제일 작다. 이 시코쿠에서 가장 큰 도시는 마쓰야마. 그래도 인구는 50만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바다를 끼고 펼쳐져 있기에 면적은 넓은 편이다. 도시의 앞바다 격인 세토내해엔 한국의 다도해처럼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떠있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연평균 기온은 15.8도.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하다. 시코쿠 산맥, 주코쿠 산맥, 아소산맥이 남ㆍ북ㆍ서쪽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일본에서 태풍 피해가 가장 적은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골퍼들이 바람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도 드물다. 마쓰야마 최고의 골프클럽은 오쿠도고골프클럽. 6천6백94야드, 파72인 이 코스는 세토내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잡았다. 코스를 따라 가노라면 새파란 바다가 골퍼의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그러나 이 코스의 진가는 경치에 있지 않다. 돈으로 환산하면 골프 코스 몇 개를 건설하고도 남을 만한 진기한 나무들이 이 클럽의 명성을 가져다 준 주인공이다. 코스는 전체가 하나의 정원이다. 일본 각지에서 모아 놓은 나무들은 거대한 분재를 연상시킨다. 홀마다 나무의 종류가 다르고 이들이 군락을 이뤄 장관을 연출한다. 매화나무 홀이 있는가 하면 석류나무 홀이 있고 야자나무 홀도 있다. 이같은 진기한 나무들 때문에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골퍼 이사오 아오키가 극찬했던 코스 레이아웃마저도 빛이 바랠 정도다. 7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면 6천 그루의 목백일홍이 골퍼의 넋을 빼앗아 버린다. 티 박스 옆에 있는 목백일홍은 그 몸통 둘레가 서낭당 느티나무 수준이다. 또 다른 명문은 엘리어GC다. JPGA 엘리어 레이디스오픈이 열리는 이곳은 회원권을 분양하지 않은 개인 골프장이다. 다이오제지 오너가 조성한 이 코스는 마쓰야마 시내와 세토 내해를 내려다보고 있다. 적당한 업 다운에 울창한 소나무 숲, 그리고 심심찮게 나타나는 확 트인 바다 전경은 골프의 재미를 만끽하게 한다. 이 골프장을 대표하는 홀인 13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서 우측 전방을 바라보면 한눈 가득 펼쳐지는 세토 내해의 풍광에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게 될 정도다. 17번홀 왼쪽 언덕 위엔 현대적 간결미가 돋보이는 쌍둥이 건물이 서서 골퍼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오너의 거처이자 초대한 손님들이 묵는 숙소, 그리고 개인적으로 소장한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다. 개인 소유의 골프장답다. 마쓰야마에서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은 온천이다. 이곳의 도고 온천은 3천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 됐단다. 대표적인 온천 명소는 오쿠도고 온천 호텔이다. 이 호텔 내 정글온천은 주변이 온통 아열대 수림이 정글을 이뤄 숲속에서 목욕을 즐기는 묘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 마쓰야마 골프상품은 ES투어(02-775-8383) 한 곳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3일짜리(36홀) 골프패키지는 매주 수요일 출발하며 79만9천원. 4일짜리 상품은 금요일과 일요일에 떠나는데 각각 99만원(36홀)과 1백9만원(54홀)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