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 '운임대란' 비상 ‥ 北美항로 컨테이너운임 인상

지난해 성수기를 넘기면서 한 풀 꺾였던 태평양항로의 컨테이너 운임이 다시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어서 수출입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수입업계는 운임 급등으로 한국 중국 등 아시아지역 제품 값이 경쟁력을 잃을 것을 우려, 수입선을 아시아에서 근거리 국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평양항로를 운항하는 14개 해운사들의 협의체인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은 오는 5월1일부터 아시아발 북미 서부 해안 도착 운임을 FEU(40피트 컨테이너)당 4백50달러, 북미 동부해안 도착 운임을 6백달러 올리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오는 6월15일부터 10월까지 성수기 할증료도 FEU당 4백달러를 부과키로 했다. 이에 따라 부산과 로스앤젤레스간 운임은 섬유 및 의류의 경우 현재 FEU당 2천5백∼2천6백달러에서 6월 중순 이후엔 3천6백∼3천8백달러 수준으로 44∼46%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주캐나다태평양안정화협정(CTSA)도 5월부터 캐나다 수출항로의 운임을 FEU당 4백50달러 올리고 성수기 할증료도 FEU당 4백달러 물리기로 했다. 북미발 아시아향 항로 운임협의체인 태평양서향항로안정화협정(WTSA)은 지난달 이미 운임을 FEU당 1백60∼2백달러 인상했다. 유럽항로와 중국 일본 동남아 등 근거리 운임도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다. 구주항로운임동맹(FEFC)은 20피트 컨테이너(TEU)와 FEU를 기준으로 1월과 4월에 각각 1백50∼3백달러, 7월에 2백50∼5백달러 등 올해 4차례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오가는 황해정기선사협의회도 3월, 9월 두차례에 걸쳐 50∼1백달러씩 인상 목표를 세웠다. 유가가 오르면서 한동안 보합세를 유지하던 항공화물 운임도 들썩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5일부터 유가변동 할증료를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을 기준으로 kg당 10센트에서 15센트로 올렸다. 운송업계는 한국∼미국간 물량이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추세여서 추가요금 인상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북미항로의 경우 지난해 평균 30∼40%의 운임이 오른데 이어 또다시 큰 폭의 인상이 예정돼 있다"며 "여기에다 유가인상까지 계속되면 우리 나라의 수출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