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팀 개가에 숨은 공로자 있었네 ‥ 미즈메디병원 윤현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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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사람 난자와 체세포로 배아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내는 데는 미즈메디병원 윤현수 의과학연구소장(46)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그는 일반 병원 쪽에서는 유일하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체세포의 핵이 주입된 난자를 줄기세포 단계까지 분화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윤 소장이 황 교수팀에 참여한 것은 2003년 2월.
당시 황 교수팀은 체세포의 핵을 난자에 치환,배아를 만든 후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줄기세포로 배양하지는 못했다.
윤 소장은 배반포 단계의 배아에서 분리해낸 내부 세포덩어리를 분열시켜 줄기세포를 만드는 작업을 맡았다.
연구실에 틀어박혀 지낸 지 5개월여만인 지난해 6월 그는 3개의 줄기세포주를 배양해 냈고 이 세포주로부터 황 교수팀은 줄기세포를 추출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황 교수팀 연구에 윤 소장이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10여년간에 걸친 그의 불임치료 연구실적에서 비롯됐다.
한양대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지난 94년 미즈메디병원과 인연을 맺고 불임 치료를 연구하던 중 체외수정된 시험관 아기의 배아에서 세포 일부를 떼내 유전자의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을 국내 처음 개발했다.
그는 "유전자 이상으로 다섯번에 걸친 임신이 모두 실패한 부부에게 유전자 진단기술을 적용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시켰다"고 소개했다.
그는 96년 세계 두번째로 정자가 아닌 원형 정세포를 이용해 수정란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97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정자를 난자의 세포질 내에 직접 주입해 임신을 시키기도 했다.
2000년 중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나선 그는 불임 부부들이 연구용으로 기증한 수정란을 이용,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개가를 올렸다.
이 덕분에 미즈메디병원은 2001년 8월 미국 국립보건원으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지속 공급할 수 있는 세계 6개 기관의 하나로 선정돼 51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윤 소장은 "비록 '사이언스'에 이름이 빠졌지만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