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에 도전하는 중기] 목표는 세계 1위…혁신없이 도약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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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3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 단계로는 도전을 해야 한다.
도전이란 목표를 '세계 일류기업'으로 설정하고 이의 달성을 위해 다짐하는 것을 말한다.
꼴찌가 목표인 사람은 일류가 결코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액정화면(LCD) 제조에서 만큼은 내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제품을 만들겠다"라는 도전의식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혁신을 해야 한다.
혁신이란 목표달성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동안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도전엔 강했다.
그러나 혁신에는 약했다.
혁신에 약한 까닭은 계획을 세워놓고 실행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혁신전략을 수립할 내부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적어도 3명 이상으로 구성된 경영전략팀을 설치해 목표달성을 위한 세부계획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번째 단계는 도약이다.
혁신을 끊임없이 추진하다 보면 경영환경이 갑자기 날개를 단 것처럼 급부상할 때가 온다.
이것이 바로 도약이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도약단계에서 자만을 한다.
요즘 세계 시장은 자만을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도약을 한 뒤에도 연구개발(R&D)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락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또 3개의 환경변화를 이겨내야 한다.
이 3대 환경변화는 △세계화(global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지방화(localization)다.
세계화는 한국시장을 개방하라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 어차피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동일한 경쟁 환경에 놓이게 됐다.
이런 환경에서는 '국내기업 보호'를 주장하기보다는 오히려 완전 개방을 선언하고 완전 경쟁에 몸을 던지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보호 장막으로는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시대에 이르렀다.
디지털화의 진전은 기존의 기업가치관을 파괴시키고 있다.
디지털화는 무형의 소프트웨어가 유형의 공장보다 더 값 나가는 환경을 만들었다.
중견기업인 엔씨소프트의 시가가 거대기업인 대한항공과 비슷한 것이 지금 우리 앞의 현실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크기(scale)'를 자랑하지 말고 '가치(value)'를 자랑하자.
지방화는 중소기업의 특성화를 추진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계화 시대에 무슨 지방화를 서둘러야 하는가"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인기보다는 지역 특성을 가진 '하회탈춤'을 국제무대에 세우는 것이 더 나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지역 특성을 가진 기술이나 이미지를 더욱 발전시켜 세계시장에 내놓아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전략과 지역특성화 전략을 활용하는 것도 세계일류로 향한 엔진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3화(化) 시대'에 중소기업 CEO들은 어떻게 변신해야 할까.
이를 3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째 3화시대의 CEO는 정신적으로 젊어야 한다.
요즘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젊은 세대다.
여기서 젊다는 건 호적상 연령을 뜻하는 건 아니다.
'나이란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는 젊은 정신이 혁신을 통해 미래를 창출할 수 있다.
아무리 높은 연령의 CEO라도 고정관념을 버리고 미래를 생각하면 젊어질 수 있다.
젊음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젊은 정신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자신있게 도전하고 경쟁한다.
젊은 정신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인재를 최대한 우대해준다.
직급이 낮다고 그 사람의 제안을 묵살해 버리지는 않는다.
둘째 CEO는 변신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기업간 인수합병(M&A)이 쉼없이 이뤄진다.
때로는 적과 동침하고,때로는 적과 의기양양하게 경쟁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CEO들이 추구해야 하는 행동이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장은 결코 우량기업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셋째 기술인력을 우대해야 한다.
요즘 중견기업의 연구소를 찾아가 보면 최고급 기술인력들을 더러 만난다.
하지만 이들에게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의외로 불만이 많다.
한국기업들은 기술인력을 너무 회사 안에 가둬두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고급인재 양성을 해친다.
기술인력들이 외국기업 연구소 등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경제신문은 △도전 △혁신 △도약을 실행하는 12개 일류기업을 선정했다.
이번에 일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웅진코웨이개발 △한국도자기 △한솔케미언스 △오케이아웃도어닷컴 △큐앤에스 △한송하이테크 △유진PIB △우진세렉스 △듀오백코리아 △디지탈멀티텍 △네패스 △수맥돌침대 등이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