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화섬 短섬유 생산중단 ‥ 중국 저가공세에 경쟁력 밀려

국내 화섬업계의 중합로(원료 혼합로)가 식어가고 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 △원자재가격 폭등 △워크아웃 기업과의 불공정 경쟁이라는 '3중고'를 견디다 못한 화섬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멈추기 시작한 것이다. 중견 폴리에스터 전문 생산업체인 대한화섬은 최근 일산 6백40t 규모의 폴리에스터 단섬유 생산라인(단섬유 1백80t, 단섬유용칩 4백60t)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9일 밝혔다. 태광산업 계열인 이 회사는 또 일산 3백60t 규모의 장섬유 생산량도 절반 수준까지 줄이고 감산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도 추진키로 했다. 대한화섬 관계자는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같은 감산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공장 재가동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한화섬이 생산라인을 세운 것은 무엇보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국내 화섬업체들이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 여기에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TPA) 에틸렌글리콜(EG) 가격이 폭등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금융비용 부담이 적은 워크아웃 기업과의 경쟁에서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저가판매에 나서면서 재무구조가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섬업계 최대 기업인 ㈜효성 원사부문도 지난해 3ㆍ4분기부터 적자로 전환됐으며 하반기에만 1백8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오롱 역시 지난해 6백8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