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표지판부터 제대로 고쳐야죠"..서울시 첫 외국인 공무원 벤필드씨

"서울에 사는 7만여 외국인 중 상당수가 아픈 추억이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이들을 만나서 문제점을 파악한 뒤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10일 서울시의 첫 외국인 공무원으로 채용된 미국인 리슬리 벤필드씨(Leslie J Benfield·35)는 "외국인들이 한국과 서울을 미워하게 되는 때는 지저분한 화장실이나 난폭 운전하는 버스와 마주할 때가 아니라 '한국인으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벤필드씨가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 95년 말. 선교활동 등을 위해 잠시 한국을 방문한 것이었지만 이후 한국의 매력에 빠져 8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다. 한림대학교와 학원 등에서 영어회화 강사로 활동하면서 한국어 구사능력도 수준급으로 올라섰다. 16명의 경쟁을 물리치고 채용된 벤필드씨는 앞으로 국제협력과에서 영문 서류와 간행물을 감수하고 국제교류협력 업무를 지원하는 일을 맡게 된다. 그는 "국내외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서울과 한국을 제대로 알리고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그동안 잘못된 영어 표지판과 소개물을 보면 찜찜했는데 이젠 제대로 고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외국인 채용 성과에 따라 앞으로 외국인 종합지원 업무 등에 외국인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