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자금 공개 갈등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에 대한 기업들의 선거 자금기부 내역 공개를 둘러싸고 노조와 해당 기업이 대립하고 있다. 노조측은 지난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도입한 '공개규정'을 내세워 일부 기업들을 상대로 대선후보에게 기부한 정치자금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해당 기업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측이 정보 공개를 요구한 기업에는 세계 최대 보험 회사인 AIG를 비롯 SBS 커뮤니케이션,세이프웨이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공교롭게도 2004년 대선에서 최소 20만달러를 모금하는 부시의 '전사(Ranger)'로 임명돼 있다. 노조측의 이같은 공세는 미국 최대 노동자 단체로 이번 대선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노동총연맹 산별 회의(AFL CIO)가 주도하고 있다. 때문에 노조의 정보 공개 요구는 선거 자금 모금 규모가 기록적인 1억7천만달러에 달한 부시 진영의 선거 모금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노조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둘러싸고 부시 행정부와 충돌해 왔으며 부시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 저지에 실패했다고 비난해 왔다. 하지만 기업측은 노조의 공개요구에 대해 경제계의 정치 개입은 비즈니스의 일환이며 관련 정보가 공개될 경우 경영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AIG 씨티그룹 타임워너 등 20여개 기업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정보공개 면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