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새내기株 '못믿겠네' ‥ 지난해 등록 절반 첫해 실적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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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한 새내기 기업 가운데 절반 가량이 등록 첫해부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익성과 성장성을 핵심적으로 체크해야 할 코스닥 등록 심사 과정과 주간사 증권회사의 기업분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신규등록한 67개사 가운데 48%인 32개사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특히 피카소정보통신 아이콜스 케이스 은성코퍼레이션 기가텔레콤 등 5개사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순이익이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순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급감한 곳도 명진아트 풍경정화 등 8개사나 됐다.
결과적으로 코스닥 등록 심사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만 낭패를 보게 된 셈이다.
신규등록기업의 실적악화는 지난해 경기침체 등의 여파가 워낙 컸던 탓도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20% 이상 감소하고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선 아이콜스는 IT(정보기술) 시장 침체와 경쟁 심화로 채산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5억원의 적자를 낸 케이스(옛 한국교육미디어)도 인터넷 학원 등의 신규진출로 경쟁이 심화된데다 유·초등사업을 중단하면서 영업외비용이 크게 늘어난게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등록 심사의 기준이 되는 전년도 영업실적이 지나치게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증권사 IPO(기업공개) 담당 관계자는 "상당수 코스닥등록 추진기업들이 등록 전에 밀어내기 매출 등을 통해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며 "회사 내부 사정을 알기 힘든 증권사 입장에선 이같은 과대포장을 일일이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또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실적이 가장 좋을 때 등록을 추진,등록 이후에는 오히려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경우도 많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주간사 증권사가 책임지고 등록 기업의 미래 실적을 추정하는 제도가 부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증권사의 수익 추정 의무는 지난 2002년 9월부터 폐지됐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등록기업의 향후 실적은 증권사가 맞힐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못 맞힌다고 제재를 가하기도 힘들다"며 "그보다는 주간사 증권사와 그 증권사가 등록시킨 기업의 실적을 연계공표해 투자자들이 판단의 잣대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도 발행회사와 증권사의 낙관적 전망을 무조건 믿지 말고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