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구치의 대모험?.. '마이너브랜드' 위탁생산 추진

명품의 대명사 '구치'가 10여년간 고수해온 전통적 영업방식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략변화의 핵심은 현재까지 고수해온 직접생산과 직영점 운영 대신 생산라이선스와 프랜차이즈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치 지분 3분의 2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소매업체 피노 프랭탕 레두트(PPR)측은 최근 알렉산더 맥킨,스텔라 매카트니,발렌시아가,서지오 로시,브쉐론 등 소위 '마이너 브랜드'에 대한 생산라이선스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에 대해선 기존의 직영점 판매 대신 프랜차이즈 운영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직영생산과 판매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줄여보려는 계산을 깔고 있다. 직접생산·판매는 구치의 명성을 높인 수석디자이너 톰 포드와 도미니코 데 졸레 사장이 지난 10여년간 일관되게 고수해온 영업전략이다. 하지만 '구치 부활'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낸 쌍두마차가 오는 4월 구치를 떠난다. 포드는 1990년 수석디자이너로 영입되면서 생산·판매 라이선스를 사들어 구치제품에 대한 장악력을 높였다. 디자인에서 생산·판매까지 모든 것을 직접 챙겨야 '명품다운 명품'을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실제 전략은 상당히 적중했다. 1994년 도산 직전까지 몰렸던 구치가 살아난 것도 '직접관리에 의한 명품유지'전략이 한몫을 했다는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영업방식은 막대한 비용을 요구했다. 최근 수년간의 세계 경기 둔화가 명품시장까지 타격을 입히면서 구치 내에서도 비용절감의 목소리가 커졌다. 구치는 대표적 브랜드의 경우 여전히 직접생산·판매라는 기존의 영업방식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서지 웨인버그 PPR 최고경영자(CEO)도 "이브생로랑 등에 대한 품질관리의 강도를 낮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마이너 브랜드에 대해선 생산·판매권 완화로 비용을 낮추되,주력 브랜드에 대해선 기존의 장악력을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구치의 영업전략 수정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메이저·마이너 브랜드의 차별 전략이 적절히 구사될 경우 비용절감은 물론 매출증가 효과까지 유발,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구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위탁생산과 프랜차이즈 판매가 자칫 명품의 질 저하를 초래,기존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