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선으로 '초고속 인터넷'.. 미국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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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소비자들은 5백개 TV채널과 수십개 전화 회사가 존재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면 인터넷 서비스를 선택할 때는 어떨까.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기껏해야 전화회사냐 케이블 업체냐로 한정돼 있다.
하지만 이제 조만간 또 다른 형태의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란 뉴스 때문에 소비자들은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전력선을 이용,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다는 소식이다.
사용료도 대폭 낮추고 이용하기도 기존 서비스보다 훨씬 편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주역은 신시내티 소재 전력회사인 '시너지'다.
이 회사는 통신 벤처기업인 커런트 커뮤니케이션스와 합작,신개념의 전력선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력선을 활용,인터넷 신호를 보낸다는 계획은 오랫동안 진행돼 온 프로젝트다.
전기 신호는 인터넷 신호보다 진폭이 작으며 따라서 두 신호간에는 상호 충돌현상이 없다는 게 기본적 아이디어의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각종 기계 설치비 등 비용 문제에 걸려 이 같은 계획은 그동안 큰 진전을 보지 못했었다.
다행스럽게도 반도체 기업들이 이런 고민을 풀어줬다.
30달러에 전력선 인터넷 서비스 모뎀을 생산할 수 있도록 반도체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너지는 소비자들에게 이 모뎀을 무료로 배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해 놓은 상태다.
연방통신위원회(FCC) 당국자들도 시너지의 전력선 인터넷 서비스를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초고속 통신망을 실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FCC의 테드 토머스 수석연구원은 "전력선 인터넷 서비스 기술은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며 "과연 소비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전력선 인터넷 서비스의 장점은 우선 간편하다는 것이다.
전력선에 모뎀만 연결하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소비자들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브로드밴드(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과감히 포기할지에 달려있다.
기술컨설팅 회사인 양키그룹의 맷 데이비스 애널리스트는 "케이블이나 DSL(비대칭 디지털 가입자회선)처럼 전화 TV 등의 서비스를 한 묶음(bundling)으로 전송하지 못하는 것도 전력선 인터넷 서비스의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너지측은 "올해 말부터는 전화나 TV 등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며 "전력선 인터넷 서비스는 가정 내 설치 방법이 매우 간단해 서비스인력 파견을 축소,비용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선다"고 주장했다.
시너지사는 전력선 인터넷 서비스의 월간 사용료를 30∼40달러로 책정할 예정이다.
서비스 속도를 감안하면 케이블이나 DSL보다 저렴하다고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만약 시너지가 이번 사업에 성공한다면 다른 업체들도 이 분야에 대거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0여개 전력회사들은 내년 말을 목표로 통신업체들과 손잡고 전력선 인터넷 서비스업에 진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