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또다시 '테러공포'.. 스페인 열차폭탄테러 충격

세계 경제가 또 다시 테러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중국의 성장속도 조절과 원자재 대란 등 잇따른 악재에다 스페인 터키 이라크 등에서 연쇄 테러사건까지 발생,증시가 폭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천4백여명의 사상자를 낸 스페인 열차 연쇄폭탄 테러가 성장 가속과 둔화의 기로에 서 있는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지난 9.11테러 이후 최악의 피해를 입힌 "유럽판 3.11 테러"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탄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대량 살상 테러 불안감 확산=스페인 열차 연쇄 폭탄테러로 총선을 3일 앞둔 스페인 전역은 물론 오는 18일 이라크전쟁 개전 1주년을 앞둔 유럽에는 혼란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지금까지 최소 1백92명이 사망하고 1천2백40여명이 부상했다고 스페인 내무부는 잠정 집계했다. 특히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어 일간지 '알 쿠드스 알 아라비'는 이번 테러의 배후에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고 보도,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 알카에다측은 이날 e메일 성명을 통해 "마드리드의 '죽음의 열차작전(Operation Death Trains)'에 이어 미국 본토에서도 '흑사병 바람(Winds of Black Death)'으로 제2의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며 이틀 전 터키 이스탄불 자살폭탄 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CNN방송 등은 "이달 초 1백81명의 사망자를 낸 이라크 시아파 이슬람사원 폭탄테러도 불특정 다수를 겨냥했다"며 "몇초 간격으로 동시다발 폭발을 야기해 인명을 대량 살상하는 것은 알카에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증시 연중 최저치 경신=세계 증시는 이번 폭탄테러의 후폭풍에 휩싸이는 모습이 뚜렷하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1∼2%씩 하락,완연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의 나스닥 및 다우지수도 각각 1.03%,1.64%의 하강 그래프를 그리며 연중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테러의 직격탄을 맞은 스페인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증시도 올들어 최대 낙폭인 2∼3%씩 떨어졌다. 주가 급락으로 유럽 대부분의 주식시장은 올들어 기록한 상승분을 모두 상실,지난해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미 달러 가치도 하락세로 급반전했다. 달러는 전일 종가인 유로당 1.2225달러에서 1.2355달러로 1.06% 떨어졌다.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백10.91엔에서 1백10.75엔으로 밀렸다. 반면 가장 안전한 통화로 여겨지는 스위스 프랑은 수요가 몰리면서 달러 대비 2% 가까이 상승했다. 금값도 하루만에 온스당 4백달러를 회복하며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시장조사회사인 맥심그룹의 배리 리돌치 이코노미스트는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가 테러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났다"며 "세계 증시는 국제 정세에 따라 움직이며 당분간 조정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