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탄핵가결] 해외 반응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정부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한 채 사태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미 국무부는 "사태의 발전을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서울에 있는 대사관 직원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정부도 내정 불간섭 원칙을 앞세워 공식논평을 삼갔으나,이번 사태가 북핵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한국 탄핵정국에 대한 질문에 "한국의 정치적인 문제로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고 말했다. CNN방송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언론들도 한국의 탄핵정국을 긴급 보도하며 사태진전에 우려를 표명했다. CNN방송은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4월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득표율이 낮을 경우 물러날수 있다"고 시사한 발언을 상기시킨 뒤 "측근비리와 겹쳐 대통령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 탄핵으로 지난 87년 한국의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한국인들의 분열이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탄핵안 가결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의 주가가 급락했다며 금융시장 혼란에 초점을 맞췄다.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한국이 국제적인 이미지를 다듬어야 할 때 국회의원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이상한 광경이며,노 대통령이 단순한 사과를 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고 지적하고 "한국은 경제와 함께 빚문제 해결에 총력을 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AP통신 등도 탄핵안 가결소식과 함께 국회안팎의 분위기를 상세히 전했다. 일본언론들은 오는 4월15일 총선까지 여야간 극한대결로 정국혼란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는 국정 공백상태가 발생,외교 및 안전보장에 지장이 생길 우려가 커져 국가신인도 하락도 피할수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국회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직후 12시 뉴스부터 매시간 긴급뉴스로 전한 NHK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한국헌정 사상 초유의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정계는 최고지도자 부재라는 이례적인 혼미상황에 빠졌다"면서 "국정혼란으로 국가신용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마이니치신문 등은 "4월15일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돼 이번 총선에선 대통령의 신임문제가 최고 쟁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대통령 부재 상황을 맞게 돼 정국혼란이 장기화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은 국회 표결에 앞서 탄핵안이 가결돼도 대통령직에서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탄핵안이 채택된 이상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목거리"라고 지적했다. 뉴욕=고광철.도쿄=최인한.베이징=오광진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