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공모주 시장 불황 예고 .. 2000년이후 최저

코스닥 등록심사 청구기업이 급감하고 있다. 내수 불경기로 장외 벤처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따라 등록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이 LCD(액정표시장치) 등 일부 호황업종에 편중될 것으로 전망돼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공모주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4일 코스닥위원회에 따르면 등록심사 접수업무를 개시한 지난 2월중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장외업체는 7개사에 그쳐 사상최저수준을 보였다. 경기가 안좋았던 작년 2월에도 11개사가 청구서를 냈었으며 지난 2000년에는 89개사,2001년 20개사,2002년 46개사에 달했었다. 3월 들어서도 이날 현재까지 심사청구 기업은 1개사에 불과하다. 이같은 등록심사 청구 기피현상은 무엇보다 장외 중소기업의 실적악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증권 조장식 상무는 "40여개 장외 업체와 기업공개를 위한 주간사 계약을 맺고 있으나 이 중 상당수는 작년 실적이 더 나빠져 심사청구를 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코스닥 시장의 계속되는 침체,코스닥위원회의 등록심사 강화 등도 심사청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조 상무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문을 열 공모주 시장은 상당기간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이전에 심사를 통과한 키움닷컴증권과 YBM시사닷컴 등 4∼5개 업체가 공모주 청약을 준비중이지만 후속으로 등록을 추진하는 기업이 크게 줄어 공모 물량도 격감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심사청구기업이 특정 업종에 몰리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올해 등록심사를 청구한 8개사 중 6개사가 휴대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소위 '빅3 호황업종'에 집중됐다. 메리츠증권 노기선 주식인수부장은 "실적 호전업체 대부분이 LCD와 휴대폰 부품업종이어서 증권사들도 이들 업종의 기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특정 업종 중소기업들이 지나치게 많이 등록될 경우 과당 경쟁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면서 "특히 해당 업종의 경기가 조정기에 접어들 경우 실적 악화기업이 무더기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