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경제불안 진정되고 있다지만

금융시장이 일단 안정세를 회복한 것은 국회의 대통령 탄핵으로 경제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주초 금융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보이는 등 전주말의 충격에서 벗어났고 해외증시에 상장된 한국물이나 외평채 가산금리도 보합권을 유지했다. 외국인투자자들 역시 대규모 매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탈(脫) 코리아'우려를 진정시키는데 한몫 거들었다. 이는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건 국무총리와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이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있는데 크게 힘입은 것이라고 본다. "천재지변이 없는 한 총선연기는 없다"는 15일의 정부 발표도 그런 측면에서 불안해소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하지만 아직은 경제가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볼 수 있는 단계는 결코 아니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여야간 극한 대치정국도 총선때까지 이어질 것이 분명한 만큼 언제 다시 상황이 악화될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정부는 극심한 대치상황이 사회혼란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한편 서민생활 대책, 신용불량자 대책 등의 주요 경제현안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가야 한다. 경제5단체장이 이날 성명을 내고 "투자를 확대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국민경제를 지탱하는 주체로서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듯 재계 역시 최대한 냉정한 자세로 정상적 기업활동을 해나가야 함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국민들도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헌재가 판결을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과도한 찬반 시위는 사회혼란을 부추겨 정국경색과 경제 불안을 자초할 뿐이다. 앞으로의 경제 안정 여부는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