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가결 이후] 평온 되찾은 금융시장

대통령 탄핵의결 이후 첫날인 15일 국내금융시장은 특별한 동요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증시에선 기관이 모처럼 매수세로 돌아서 주가상승을 이끌었고,외국인들도 관망세 속에 매도를 자제했다.
원.달러 환율도 내림세로 돌아서 금융시장의 전반적 분위기가 탄핵정국 이전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발빠른 대응이 주효했다며 "이헌재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 매수,외국인 매도
초미의 관심이었던 외국인은 이날 4백60여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주 이후 차익 매물이 계속해서 흘러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크지 않은 물량이다.


오히려 장 마감 직전의 동시호가와 시간외 거래에서는 저가에 주식을 사자는 주문이 대량으로 들어왔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내려졌던 '외국인 주의보'는 일단 해제된 셈이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시장이 열리면서부터 꾸준히 저가 매수에 나서 지수를 반등시켰다.


투신사 등은 이날 약 4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정부가 이헌재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발빠르게 대응한 데다 증권·투신사 사장단이 자율적으로 시장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는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자 조심스럽게 매수에 동참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동원증권 조홍래 부사장은 "기관투자가의 주식 매수는 한국 증시에 대해 관망세를 보이는 외국인에게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며 "탄핵 정국 초기에 시장의 동요를 효과적으로 막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며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


외국인 중 새로운 매수 세력이 나타나느냐가 관건이다.


급매물이 나오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적극적인 매수 세력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횡보장세를 조기에 마감하고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들어서려면 새로운 매수 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900선 이상에서 850 안팎으로 지수가 떨어졌으면 조정을 받을 만큼 받았다고 볼 수 있다"며 "외국인 매수 세력이 언제쯤 형성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원증권 조 부사장은 "정부 정책이 차질없이 집행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외국인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신뢰만 얻는다면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