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에 담은 '우리것' .. 김경인 개인전

'소나무 작가'로 잘 알려진 서양화가 김경인씨(64·인하대교수)가 17일부터 서울 인사동 학고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소낭구(소나무의 사투리)''춤사위'시리즈 등 40여점을 출품한다. 김씨는 우리 민족 고유의 기개와 절개 정서를 소나무에 빗대어 표현해 왔다. 전국을 돌며 소나무 그림에 매달린 작가는 다소 거칠지만 대상의 본질을 직설적으로 포착하는 방식으로 소나무의 형상에 '우리 것'을 담아냈다. 이번 출품작들은 그동안 사실적인 소나무 그림에서 벗어나 소나무의 형태를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색도 전에 비해 밝아졌다. '회목마을송'은 시골 할머니들의 해학적인 어깨춤을 연상시키고 '나정노송'은 한 팔을 앞으로 뻗은 승무의 춤을 화면에 담았다. '소낭구 사람들'은 소나무에 매달린 솔방울을 지인들의 얼굴로 표현한 작품이다. '춤사위'시리즈는 춤추는 사람을 소나무에 슬쩍 갖다 대 소나무 형상이 춤사위 동작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여러해동안 소나무 형상에 몰입해왔지만 이제는 소나무가 서있는 주위와 조건까지 담고 싶다"고 말한다. 19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의 한복판에서 활동했던 김씨는 95년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했다. 30일까지.(02)739-4937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