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컨버전스] 홈네트워크 시장 '절대 양보못해'

IT(정보기술) 컨버전스가 화두로 자리잡으면서 홈네트워크가 차세대 성장엔진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홈네트워크란 TV 냉장고 세탁기 PC 오디오 등 내 집안의 모든 가전·디지털 정보기기가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보다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환경을 구현하는 서비스다. 한마디로 IT와 주거환경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 리빙(smart living)'을 추구하는 것.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인텔 등 세계적인 IT업체들은 한결같이 80년대 PC,90년대 인터넷의 뒤를 이어 홈네트워킹이 IT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은 홈네트워킹 관련 시장이 지난 2002년 4백7억 달러에서 오는 2010년에는 1천6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홈'이나 '스마트홈' 등의 이름으로 홈네트워크 사업을 강력히 지원하고 있다. 또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를 비롯한 일부 고급 주거지에선 이미 시범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다. ◆홈네트워크는 컨버전스의 결정체=홈네트워킹 사업이 각광받는 것은 '편리한 삶'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거실에 앉아서 잠자리에 든 아이들 방의 불을 끈다거나,외출하다가 도시가스 밸브를 열어놓은 것이 생각나면 휴대폰으로 가스차단기를 작동시키는 등 일상 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 용어상으로 보면 홈네트워킹은 가정(Home)과 장비들간의 통신이 가능토록 하는 망구성(Networking)이란 두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즉 가정에 있는 모든 장비들을 연결해 집 안팎에서 무선으로 장비를 제어하거나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궁극적으로는 광대역 망·콘텐츠·기술이 가정을 중심으로 하나로 통합되는 서비스를 추구한다. 따라서 집안에서 상호 접속된 PC를 이용해 각종 프로그램,프린터,주변장치를 서로 공유하거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비시스템 주방가전 기타 전자기기 등도 제어할 수 있다. 또 지능형 로봇이나 원격진료,원격진료,전자투표 등도 포함된다. ◆국내 시장을 둘러싼 선점 경쟁 후끈=정보통신부는 오는 2007년도까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61%인 1천만 가구에 디지털홈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작년 말 디지털홈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KT와 SK텔레콤은 각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4월 시범서비스를 앞두고 선점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MBC 현대건설 등 44개 업체를 컨소시엄으로 묶은 KT는 내달부터 서울ㆍ광주 일대 1백90가구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시범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KT는 이와 별도로 자체 상용화 서비스 계획에 따라 디지털홈·멀티캐스팅·제휴 사업부 등 3개 사업부를 운영 중이다. 하나로통신 SBS LG전자 대우건설 등을 비롯한 39개 업체로 컨소시엄을 구축한 SK텔레콤은 이달엔 디지털 홈네트워크 시범 사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내달부터 서울 방배동과 부산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하반기엔 수익창출을 위한 상용화 모델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홈네트워킹 사업은 'IT산업 발전의 종착역'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첨단기술의 집합체인만큼 기기간의 호환성이나 표준,기술적인 한계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