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수강생 절반이상 '뚝' ‥ '2ㆍ17 사교육대책' 한달

"수강생이 40% 정도 줄었다. 학교가 학생들을 오후 10시까지 잡아놓고 10시 이후에는 교육청에서 학원 수업을 못하게 단속하니 버틸 수가 없다(강남구 대치동 A학원 원장)." 정부의 '2ㆍ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한달째를 맞으면서 '학원특구' 강남구 대치동을 비롯한 사교육 현장에 태풍이 불고 있다. 개학 이후 대부분의 학교가 오후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면서 학원에는 고교생 수강생이 50%까지 줄었다. 다음달 1일 EBS 수능강의까지 시작되면 학원가는 더욱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 학원가 비상, 수강생 절반수준 격감 =학원가는 그야말로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새학기 들어 수강생이 큰 폭으로 줄었다는게 공통적인 목소리. 한국학원총연합회 강남지구 정철은 부회장은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학생 수 자체가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정부 대책이 강력해 위기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일선 학원이 연합회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어 매일 비상대책위 회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닫는 학원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대치동 B학원 부원장은 "대치동도 외곽지역 학원은 문을 닫는 곳이 있다"며 "매물로 내놓은 학원도 꽤 되지만 권리금을 못받을까봐 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원들은 보충수업 시간을 피해 강의시간을 옮기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아직 큰 효과가 없다. 서초구 반포동의 A학원 원장은 "EBS 교재를 요약해 강의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성과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 일선 학교 준비 '한창' =신학기 시작과 함께 보충ㆍ자율학습을 실시해온 학교들은 최근 각 시ㆍ도교육청이 세부지침을 내놓은 뒤 보충ㆍ자율학습, 특기적성 교육 등 방과후 교육활동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시내 대부분의 학교가 관련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나 학부모 반응을 볼 때 90% 가까이 보충ㆍ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전체 학생의 65% 정도는 방과 후 교육활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학생들은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는 야간자율학습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경감' 차원에서 일단 반기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장애물도 여전하다. 일부 교사들이 '학교의 학원화'나 '업무부담'을 이유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고 수준별 이동학습과 보충학습의 진행에 필요한 학교시설이나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 EBS 수능강의도 준비부족으로 여러가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