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파동에 대기업도 잇따라 조업단축

원자재 파동이 대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 중공업 기계 가전 등 주요 제조업 대기업들은 원부자재를 더 이상 구할 길이 없어 주요 설비 가동을 일시 중단,생산공정에 심각한 병목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버티다 못해 제품가 인상을 서두르고 있어 물가 안정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공업 업체들은 발전기 모터용 핵심 원자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부분 조업단축에 들어가는 등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발전기 모터제작을 위해 임시로 "러시아산 저급 강판까지 긴급 수입하고 있지만 현 상태로는 2주일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업계도 스테인리스와 망간 니켈 등 원자재를 구하지 못하면서 정상 조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체는 생산계획을 1주 단위로 짜는 등 초비상 상태다. 가전업체들은 채산성 악화로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올들어 강판 가격이 10% 이상 올라 세탁기 냉장고 등 일부 품목에 대해 3%가량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ㆍ기아자동차 등 자동차 업체 역시 납품가 인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협력업체들이 이달 말 부품 공급 중단 방침을 밝히고 있어 공장 가동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가 최근 회원사를 대상으로 원자재난에 따른 조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14.0%가 이미 조업 감축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16일 원자재수급 점검회의를 열고 중소기업에 대한 1천2백억원 규모의 특별경영안정자금지원 등 대책을 논의했다. 이심기ㆍ이정호 기자 sglee@hankyung.com